외교부는 2일 일본이 2차 경제보복 조치를 단행한 데 대해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엄중 항의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나가미네 대사를 불러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즉각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굳은 표정으로 청사로 들어선 나가미네 대사는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철회한 이유'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조 차관은 "일본 정부의 백색 국가 제외 조치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번 조치는 우호협력국가의 도리를 저버리는 행위이며, (일본의 조치에) 우리 국민들은 더 이상 우호국으로 생각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일본 측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면서 "정부는 이번 조치를 일본이 즉각 철회할 것과 3개 품목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를 즉각 원상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또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 정부는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수 밖에 없다"면서 "한일관계가 국제사회의 미래를 위해 일본이 해야할 미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이에 대해 나가미네 대사는 "한국 정부의 견해를 본국에 잘 보고하겠다"면서도 "다만 일본 조치에 대한 (한국 정부의)견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수출관리 재검토 조치는 금수조치가 아니기 때문에 양국 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의도는 없다는 점을 한국이 이해해 주길 바란다"면서 "한일 간 신뢰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잘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럴 때일수록 한일 국민간 교류, 지자체간 교류를 잘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한국의 시위, 불매운동에 대해 일본인과 기업들이 불안을 느끼는 상황이 고조되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조 차관은 "일본 정부의 조치가 한일관계를 악화시킬 의도가 없다고 했는데 이같은 안일한 인식에 깊은 실망감을 느낀다"면서도 "한국에서 일하는 선량한 일본 국민들 안전에 대해서는 본국 정부가 필요한 보호조치를 강구할 것인 만큼 일본 내에서 활동하는 한국 국민에 대한 안전도 일본 정부가 철저히 보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