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레이스의 2막이 오른다.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대권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TV토론이 오는 3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다.

20명이 넘는 민주당 경선 주자 중 이번 TV토론에 참여하는 인사는 지난달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1차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모두 20명이다. 30일과 31일 각각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열리는 토론회는 CNN방송이 생중계하며 하루에 10명씩 2개조로 나눠 진행된다.

1~2차 TV토론은 여론조사 3곳 이상에서 1% 이상 지지를 받거나 개인 후원자가 6만5000명 이상인 주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다음 3차 토론부터는 지지율 2% 또는 후원자 13만명 이상 요건을 충족하는 주자들로만 구성해 문턱이 한층 높아진다.
  특히 간판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약세 속에 여성 후보들의 약진이 눈에 띤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1차 토론의 부진 이후 약세 징후를 보이는 반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상승세를 타며 뒤쫓는 형국이다.

최근 미국 CBS 방송이 지난 9~18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바이든 25%, 워런 20%, 해리스 16%, 샌더스 15% 등으로 지지율에서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당초 민주당 대선은 '1강 1중'의 구도로 높은 지지율의 바이든을 2위인 샌더스 의원이 따라가는 구도였다.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은 3차 토론에는 현재 주자들의 3분의 1, 많게는 절반까지 참여 기준에 미달할 것이라는 전문가 관측을 소개하며, 민주당 경선이 이번 2차 토론을 계기로 그야말로 사생결단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3차 토론 요건을 맞춘 주자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롯해 샌더스, 워런, 해리스 의원과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 등 6명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번 2차 토론을 통해 중산층으로 대표되는 당내 부동층을 흡수하고 대세론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는 1차 토론에서 다른 민주당 후보들의 거친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바이든은 이러한 기류를 의식한 듯 지난 24일 모금행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이번에는 공손하게 가지 않을 것"이라며 밝히며 거친 반격을 예고했다.

샌더스 의원은 좌파노선을 굽히지 않는 모양새다.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의료보험 확대가 중산층 증세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세금은 오르겠지만 의료비는 줄 것"이라며 "건강보험은 인간의 권리"라고 주장했다.

TV토론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 성장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는 워런 의원은 여성 정치인으로 새로움을 계속해서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여성의원으로 '제2의 힐러리(힐러리 클린턴)'를 표방하지만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민주당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하버드 로스쿨 교수 출신으로 경제전문가인 워런 의원은 “국가의 경제 기반은 깨지기 쉽다. 한 번의 충격만으로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무모한 행동은 그런 충격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 비판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토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인종차별 이력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집중조명을 받은 해리스 의원은 이번에도 바이든 저격수로 나설 전망이다. 민주당 50대 기수인 해리슨 의원은 지난 TV토론을 통해 확실한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교롭게도 그는 바이든 의원과 같은 날, 같은 조에 편성됐다.

  지난 6월 27일 열린 ‘2020 미국 민주당 경선 토론회’의 시청자 수는 역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 중 최고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미국인 1810만명이 토론회를 지켜봤다. 이전 기록은 2015년 10월의 1580만명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TV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흥행을 이어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실정을 강력히 비판하면서도 각 후보들은 지지율 향상을 위해 최대 20%로 추정되는 부동층 확보에 사력을 다한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내년 3월까지 총 12번의 TV토론을 벌인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 방송이 이달 실시한 미국대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 내내 유권자의 약 80 %는 지속적으로 같은 당 후보를 선택했다.

이번 설문은 민주당의 주요 대통령 후보 4명의 각각과 트럼프의 대결을 상정한 것이었지만 정당 지지도에서는 공화당 41%, 민주당 39%로 오차범위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