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침체 국면에...시티은행, 수백명 감원 예정

2019-07-30 14:34
시티銀 관계자 "채권, 주식 트레이딩 부문 10% 직원 감축"
블룸버그 "영업익 하락에 각 은행도 감원 바람 이어질 듯"

세계 금융업의 본산인 미국 뉴욕 월가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은행권에 감원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시티은행이 채권 및 트레이딩 관련 영업부서에서 수백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시티은행에서 최소 100여명 이상의 직원이 감원될 것이며 이는 해당 부서의 10% 이상이라고 전했다.

시티은행은 올해 상반기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시티은행의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에 전년 대비 8% 감소했고 지난 1분기에는 14% 줄었다.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수준이다.

마이크 코바트 시티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지금 각 부분에서 이익 생산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지 측정하고 있다"며 "능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모든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금융업계는 온라인주식거래, 온라인뱅킹 등 비대면 금융의 증가로 지속적인 영업부진을 겪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속적인 압력 속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곧 금리를 인하할 전망이어서 예대마진을 통한 은행의 기본수익 구조가 더 취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이체방크도 주식거래분야 사업을 접고 1만8000명의 감축을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같은 상황에서 HSBC홀딩스와 소시에테제네랄 등 다른 주요 은행도 수백 명 규모의 감원을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 하츠 샌들러오닐 애널리스트는 “시티은행의 감원 소식은 은행 영업부서에 대한 마지막 소식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슨 윌리엄스 블룸버그 수석 애널리스트는 “각 은행들의 상반기 이익 감소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힘겨운 경기순환주기로 보인다”며 “앞으로 더 많은 직원 감축이 각 은행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11번가[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