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백색테러' 규탄 시위...흉기 공격 등 대립 격화
2019-07-27 18:33
위안랑 인근 수천명 시위 참가
흉기 공격 용의자 체포 등 혼란
흉기 공격 용의자 체포 등 혼란
홍콩에서 '백색 테러'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진행되는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 병력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27일 홍콩 위안랑(元朗) 전철역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시위에 주목하고 있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홍콩 경찰은 법을 알고 있지만 법을 어기고 있다"고 외치며 행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님의 만류에도 시위에 참석했다는 25세 청년은 "부상을 입은 사람들을 위해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앞으로 다칠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며 "우리는 단지 폭력을 반대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백색 테러는 지난 21일 밤 홍콩 위안랑 전철역에서 100여 명의 흰옷을 입은 남성들이 쇠몽둥이와 각목 등으로 송환법 반대 시위 참여자들과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테러로 최소 45명이 부상해 병원에 이송되면서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한편 이날 대규모 시위가 예고돼 있던 위안랑 전철역 인근에서 흉기 공격 사건이 일어나 긴장 상태가 이어지기도 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흉기에 찔린 피해자는 구급대원들에 의해 어디론가 옮겨지고 용의자는 시민들에게 제압당한 뒤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위안랑역 일대에는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다수 있었던 탓에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으나 경찰이 늦게 출동했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나오면서 또 다른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홍콩에서는 지난 5월부터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송환법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도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