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 내한으로 본 ‘호날두의 가치’ 그리고 ‘스포츠 경제학’
2019-07-26 16:08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함께 세계 축구를 양분하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는 걸어 다니는 기업이다. 호날두가 움직이면 돈도 따라다닌다. 세계 최고 슈퍼스타의 가치다.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은 호날두는 ‘스포츠 경제학’을 증명하고 있다.
유벤투스는 전통의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구단이다. 2000년대 중반 유벤투스는 승부 조작에 연루되면서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이후 축구 팬들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로 눈을 돌렸다.
유벤투스가 ‘명문’ 이미지 회복을 위해 선택한 카드는 슈퍼스타의 영입이었다. 바로 호날두 모시기다. 유벤투스는 호날두를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연봉 약 4500억원의 천문학적인 거액을 투자했다. 효과는 엄청났다. 추락했던 유벤투스 주가는 호날두 이적 발표 이후 두 배 이상으로 급등했고, 티켓 가격을 전년 대비 30%나 올렸는데도 오히려 관중이 증가했다. 전년 대비 티켓 수익만 135억원이 늘었고, 호날두의 유니폼 판매와 중계권, 광고 등 부가수익까지 따지면 경제적 파급력은 수치로 계산이 힘들다. 호날두의 가치가 지닌 마켓 파워다.
호날두 효과는 대단했다. 일등석(15만~30만원)과 프리미엄존 입장권(25만~40만원)의 가격은 국내 프로스포츠 입장권과 비교해 매우 높았다. 한국 정서에서는 지갑을 열기 쉽지 않은 고가다. 하지만 호날두 방한 경기를 보기 위한 팬들이 몰리면서 입장권 6만5000장이 예매 시작 2시간 30분 만에 다 팔렸다. 판매 수익만 60억원에 달해 단일 경기 기준 한국 스포츠 최고액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그러나 투자비용을 따지면 큰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유벤투스의 초청 개런티를 최소 300만 유로(약 40억원‧추정)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돌아가는 수익이 4~5억원이고, 입장 수익의 10~15%인 경기장 사용료 약 6억원, 선수단 이동 및 숙소 비용 체재비, 홍보·마케팅 비용 등 지출이 적지 않다. 이는 티켓 수익 외에 방송 중계권료와 스폰서 광고 유치 등으로 상쇄시킬 수 있지만, 침체된 내수시장 탓에 주관사가 큰 흑자를 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