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1.1%…올해 경제성장률 2.2%도 힘들다
2019-07-25 17:54
지난 1분기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분기에는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성장 기여도가 4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로 돌아선 탓이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1% 성장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는 2017년 3분기(1.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1%로 나타났다.
2분기 성장률은 시장예상치(1.0% 안팎)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한은이 상반기 성장률로 추정했던 1.9%도 우선은 달성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우선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다. 오히려 이번 성장률 발표가 1% 이하로 나왔을 경우, 1분기에 이은 '쇼크'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민간이 아닌 정부가 2분기 경제를 이끌었다는 점도 우리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정부의 성장 기여도는 2009년 1분기(2.2% 포인트) 이후 10년여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1분기 집행하지 못했던 정부지출이 2분기 들어 본격화하면서 물품 구매와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이 대폭 늘었다.
반면,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0.2% 포인트였다. 민간의 활력이 꺾이면서 건설과 설비투자가 2년 연속 감소했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재화수출마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 경기 회복도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부진한 민간 투자 회복을 위해서는 수출 회복이 필요하지만,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글로벌 교역량이 둔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일본의 수출규제는 하반기 경제를 더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이다.
재정집행이 2분기 크게 늘다 보니 이에 따른 반작용이 3분기에 나타날 수도 있다. 여기에 반도체 경기도 쉽게 호전되지 않고 있다.
결국,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실현되려면 3분기와 4분기 각각 0.8∼0.9%의 성장세를 이어가야 하는데, 현재 경제 흐름으로는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중 정부 부문의 기여도가 상승한 것은 중앙정부의 재정집행률이 높아진 가운데 지방교부금이 실제로 집행되면서 정부 소비와 투자의 기여도가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것"이라며 "민간의 기여도가 3~4분기 개선되면서 회복에 탄력을 받을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