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러·브펀드' 지금 사도 괜찮을까

2019-07-15 21:11

잘나가는 러시아·브라질펀드를 지금 사도 괜찮을까. 증권가에서는 그러라고 권한다. 러시아와 브라질이 실타래를 못 푸는 미·중 무역분쟁 덕에 반사이익을 볼 거라는 얘기다.

◆수익률 1·2위에 러시아·브라질펀드

15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러시아·브라질펀드 수익률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해외펀드 가운데 저마다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러시아펀드 수익률은 같은 기간 28.67%, 브라질펀드는 24.63%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해외주식형펀드는 18.96%에 그쳤다.

러시아펀드별로는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 킨덱스 러시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올해 들어서만 42.77%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인덱스로 러시아'(20.13%)와 키움투자자산운용 '키움 러시아 익스플로러'(16.96%)는 저마다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브라질펀드를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인덱스로 브라질'이 수익률 30.42%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한화 브라질'(30.19%)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연금 브라질 업종대표'(29.16%)도 30%를 넘나드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브라질 주가지수는 올해 들어 각각 30%와 18%가량 올랐다. 두 나라 주가지수는 얼마 전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주가지수를 끌어올렸다. 중국이 원유를 수입하는 나라 비중에서 미국은 줄어드는 반면 러시아와 브라질은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와 브라질은 2018년 4분기 대중국 원유 수출을 전년 대비 각각 80%와 110%가량 확대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금세 실마리를 찾을 거라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러시아와 브라질은 중국을 상대로 원유와 원자재 수출을 한동안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

◆상투 경계심리에 "더 간다"는 증권가

상투를 걱정하는 투자자도 많다. 실제로 뛰어오르는 러시아·브라질펀드 수익률과는 달리 설정액은 뒷걸음치고 있다. 올해 들어 러시아펀드와 브라질펀드에서는 저마다 1175억원과 264억원이 빠져나갔다.

증권가에서는 다른 호재도 많다고 이야기한다. 지금도 러시아·브라질펀드를 사기에 늦지 않았다는 거다.

러시아 정부는 상장법인을 상대로 배당성향을 50%까지 올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 에너지 기업은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40% 안팎)을 차지한다. 이런 에너지 기업이 배당을 늘리면 러시아펀드 수익률도 뛸 수 있다. 러시아 주식시장 배당수익률은 현재 6% 이상이다.

러시아는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다. 이미 한 달 전 기준금리를 7.75%에서 7.50%로 0.25%포인트 내렸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영 에너지 기업이 배당을 늘리면 러시아 재정도 늘어난다"며 "올해 가스프롬(천연가스 공기업)은 1년 만에 배당을 두 배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연금개혁안을 곧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러시아와 똑같이 기준금리 인하와 배당 확대 기대감도 크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은 연금개혁 이후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경제 성장을 노릴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