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우주강국의 꿈 '우주부품시험센터' 개소 막바지 구슬땀
2019-07-15 01:00
지난 4월 준공해 첨단 장비 속속 자리…시범 테스트 개시
"국가 우주항공산업 발전의 주춧돌" 기대
"국가 우주항공산업 발전의 주춧돌" 기대
#우주산업은 한 국가의 산업기술 수준을 대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적인 선진국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힌다. 국내 우주개발 기술은 1992년 우리별 1호 발사를 시작으로 12개의 인공위성 개발, 2013년 자국 발사체인 나로호 발사에 이르기까지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뤘다. 지난해 정부가 우주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제3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발표하는 등 우주산업의 성장세는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국내 시험평가 인프라는 부족해 우주산업분야 중소·벤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정부는 국내 우주제품개발 수요에 대응하고 관련기업의 산업고도화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을 사업기관으로 지정해 우주부품시험시설 구축사업을 추진, 지난해 4월 경남 진주혁신도시에 우주부품시험센터 착공식을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고 일부 지역에선 올해 첫 폭염경보까지 발효된 지난 5일 경남 진주혁신도시를 찾았다. 국내 최초로 우주부품에 대한 시험평가 서비스를 하게 될 '우주부품시험센터' 건립의 진행상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오전 9시 30분 승용차를 이용해 출발, 2시간 30분이 채 걸리지 않아 도착한 진주혁신도시의 첫 인상은 깨끗함 이었다. KTL을 비롯한 한국토지주택공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남동발전 등 이전 공공기관이 과하지 않은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었고, 그 사이 사이를 상가 건물과 주택 지구가 보기 좋게 들어서 있었다.
진주에 도착하자마자 우주부품시험센터 사업기관인 KTL의 관계자를 만나 우주부품시험센터로 함께 이동했다.
국내 유일 공공 종합시험인증기관인 KTL은 지난 2015년 3월 경남진주 혁신도시로 본원을 이전한 후 항공우주산업 등에 본격 투자해 국가 항공·우주산업과 지역경제가 도약하는데 일조하고 지역사회와 일체화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우주부품시험센터는 진주시가 시내 요충 부지 1800평(5950㎡)을 제공하고 KTL이 사업을 주관해 발사환경, 궤도환경, 전자파 등 우주부품 시험의 원스톱 지원을 구축하는 국내 최초 우주부품 전문시험센터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의 우주시험규격을 충족할 수 있는 총 22종의 시험 장비를 갖추고 궤도·발사·전자파환경 등 우주부품에 대한 원스톱 시험평가 서비스를 진행하게 된다.
이미 센터의 준공은 지난 4월 끝났다. 그러나 KTL은 별도의 준공식을 개최하지 않았다. 센터 건물이 완공된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우주부품을 시험할 수 있는 첨단 장비를 모두 갖추고 시험 가동을 거쳐 본격적으로 우주부품시험센터가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진정한 준공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잠시 후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한 외형으로 세워진 우주부품시험센터에 도착했다. 조용한 외부와는 달리 센터 내부에서는 숨이 턱턱 막히는 더운 날씨 속에서도 장비를 세팅 중인 연구원 여럿이 분주하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
우주부품시험센터는 △궤도환경시험실 △발사환경시험실 △전자파시험실 △EEE파트 시험실 등 4개의 시험실에 궤도환경시험장비 6기, 발사환경시험장비 4기, 전자파환경시험장비 3기, 소자급우주부품시험장비 18기 등 총 31기의 구축 장비가 들어올 예정이다.
궤도환경시험실은 우주 임무 궤도에 따른 진공, 열주기환경을 그대로 표현해 설계 요구사항의 만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지상 검증 시험실이다.
발사환경시험실의 경우 우주 발사 시 발생하는 진동을 모사해 부품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전자파환경시험실은 우주환경에서 위성의 유닛급 전기전자장비의 전자기 장해 및 내성을 시험 검증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EEE파트 시험실은 우주 소자급 부품이 임무 내에 노출되는 환경과 응력으로부터 안정적인 작동과 성능의 품질보증을 위한 지상 검증 시험실이다.
이 4곳의 시험실을 통해 우주부품의 A부터 Z까지의 모든 성능 평가를 우주부품시험센터에서 원스톱으로 서비스하게 된다.
이미 몇몇 장비는 세팅까지 끝내고 테스트를 진행 중이고 나머지 장비도 속속 센터를 채우고 있다는 게 KTL의 설명이다.
굉음의 근원지는 발사환경시험실 한쪽에 자리해 이미 부품 테스트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충격시험기'였다.
이 장비는 인공위성이 발사체로부터 분리될 때 발생하는 충격 환경을 그대로 묘사해 엄청난 충격에도 인공위성에 탑재된 각종 부품이 이상 없이 작동하는 가를 시험하는 장비다.
장비를 테스트 중인 KTL 연구원은 "발사환경시험실에는 이 충격시험기외에 인공위성이 발사될 때 발생하는 진동 환경을 그대로 재현하는 8000kgf(킬로그램힘)와 1만6000kgf급 진동시험기가 더 들어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궤도환경시험실은 꽤 많은 장비가 자리하고 있었다.
거대한 물탱크 같은 모습의 이 장비들은 인공위성이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고온, 저온, 고진공의 궤도환경을 지상에서 그대로 재현한다. 대기가 존재하지 않는 우주의 진공환경과 위성이 궤도를 따라 움직일 때 태양에 노출된 기간, 지구 그림자에 가려진 기간인 위성의 낮과 밤의 극한 온도 변화 환경을 100% 동일하게 보여줘 이 같은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부품이 제 기능을 발휘하고 유지하는 지를 테스트하게 된다.
EEE파트 시험실의 경우 우주부품의 미세단면처리, 구조와 성분분석, 시험품의 미세크랙 분석, 미세 구조 측정, 일정가속 내구성 시험, 시험품 비주얼 외관 검사 등을 담당하게 된다.
우주 소자급 부품이 위성의 임무 수명기간 내에 노출되는 환경과 응력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가에 대한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실이다.
우주부품시험센터는 박 부원장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센터 건립을 적극 추진했던 기획조정본부장 역임 당시 투입되는 예산이 많은 것과는 반대로 수익이 발생하는 시기 즉 투입 자금 회수가 너무 늦다는 이유로 반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부원장은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국내에 우주부품시험센터가 존재해야 한다는 공익적 목적을 강조하며 건립을 적극 추진했다. 현재는 정부는 물론 지자체까지도 우주강국의 위대한 꿈의 첫 걸음이 될 우주부품시험센터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박 부원장은 "우주항공 등 경남의 특화된 산업을 중심으로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고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지역 발전과 기관 발전을 동기화시켜 나갈 것"이라며 "경남 진주시에 구축되는 KTL의 항공전자기기술센터, 우주부품시험센터가 국가 우주항공산업 발전의 주춧돌로 기여하는 것에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울러 정부의 기반구축사업을 통해 만든 센터지만 건물 건축을 위해 KTL에서도 많은 투자를 했다"며 "투자를 결정한 사람으로서 투자가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KTL의 53년간 기관 역사를 통해 쌓은 브랜드 인지도, 시험인증 분야의 사관학교라 불리는 높은 기술력을 가진 맨파워, 가장 폭넓은 서비스 범위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사업전략을 통해 KTL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