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좁아지는 재취업 구멍…노동생산성 둔화

2019-07-11 18:17


금융위기 이후 실업자가 취업에 성공할 확률은 낮아졌지만 취업자가 고용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은 커졌다. 고학력 노동자가 증가했지만 산업계 고용창출이 이에 미치지 못한 영향 등으로 분석된다.

11일 한은 조사통계월보 6월호에 실린 '노동이동 분석: 고용상태 전환율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보면 취직률은 2000∼2009년 사이 28.2%였으나 2010∼2018년 25.6%로 2.6%포인트 하락했다. 취직률은 실업자가 구직활동을 통해 한 달 후에 취업할 확률을 말한다.

취업자가 한 달 후에 직장을 잃을 확률인 실직률도 2000∼2009년 1.0%에서 2010∼2018년 0.8%로 0.2%포인트 떨어졌다.

취직률에 실직률을 더한 값인 노동회전율은 29.2%에서 26.4%로 하락했다. 실업자가 실업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 반면 이미 직장을 잡은 이는 취업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고용이 보호되는 정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고용창출력은 낮아진 결과로 분석됐다.

생산공장이 동남아 등으로 옮겨간 데다 생산에 필요한 취업자 수는 줄어들었다. 10억원 생산에 필요한 취업자 수를 말하는 취업계수는 2010년 6.8명에서 2015년 6.2명으로 줄었다.

고용상태 전환율을 학력별, 성별, 연령별로 보면 2018년 들어 저학력 노동자들의 실직률은 크게 높아졌다. 경기 둔화 및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에 저학력 노동자들이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났을 가능성이 있다.

성별로 나누어 보면 여성의 경우 육아와 가사 등의 이유로 취업자에서 비경제활동인구로 옮겨가는 비율이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15∼29세 청년층이 취업 상태에서 이탈하는 확률이 장년층보다 높게 나타났다. 임시직 비중이 높은 데다 학업 등의 이유에서 직장을 그만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오삼일 한국은행 과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노동이동이 추세적으로 둔화했다"며 "노동이동 둔화가 향후 노동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