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정페이 회장 "화웨이 제재 완화, 美기업만 좋은 것...큰 영향 無"

2019-07-03 07:27
런정페이, 자신감 내비침 동시에 확대 해석 경계
"우리는 우리 할일 제대로 하는 데 집중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한 것과 관련해 화웨이에는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공세와 상관없이 화웨이는 제 갈 길을 가겠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하겠다는 모양새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 제재 완화를 시사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제재 완화는 미국 기업에 좋은 일"이라면서 "화웨이는 계속해서 미국 기업으로부터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화웨이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우리 할 일을 제대로 하는 데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화웨이에 미국 부품들을 계속 파는 것을 허락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첨단기술 기업들의 요청에 따라 시 주석과 나는 화웨이가 그들로부터 우리 국가안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합의했다"며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 이에 화웨이가 미국의 압박에서 벗어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왼쪽)과 화웨이 그룹 로고. [사진=바이두]

런 회장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제재 완화 시사 발언 전 FT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은 우리를 압박하고 있지만, 오히려 우리를 크게 돕고 있는 셈"이라면서 "대외 압력 속에서 우리는 어느 때보다 단결하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강을 통한 위기극복 의지를 강조하고 나선 것. 

이어 런 회장은 "만약 미국 부품 구매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미국이 아닌 대체 국가를 찾아 물품을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우리가 한 건 소량의 반도체칩 판매를 허용한 것일 뿐"이라며 화웨이에 대한 제재 강경 노선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는 "매우 복잡한 과정"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