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개선명령' MG손보 퇴출 위기

2019-07-02 05:00
내달 개선계획 승인 불발땐 사실상 퇴출
건전성 불안으로 인한 영업력 악화 우려

MG손해보험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최후통첩'인 경영개선명령 조치를 받으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당초 MG손보가 금융당국에 약속했던 자본확충 계획을 이행해 영업정지 등을 피할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렵다.

자본확충 계획을 이행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무관심한 대주주인 새마을금고 산하에 남는 상황으로 극적인 변화가 없는 것도 문제다. 아울러 건전성 위기가 부각되면서 기껏 개선된 MG손보의 영업력이 차츰 약화되고 있는 것도 신경이 쓰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정례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MG손보에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경영개선명령은 재무건전성 문제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있는 금융회사에 금융당국이 내리는 최고 단계의 조치다.

이에 따라 MG손보는 다음달 26일까지 경영개선계획을 다시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당국이 이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MG손보는 영업정지, 외부 관리인 선임 등 사실상 퇴출 절차를 밟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MG손보가 제출할 마지막 경영개선 계획이 종전 약속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을 보고 있다. 문제는 MG손보가 대주주 변경 작업과 동시에 자본확충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MG손보의 실질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직접 출자가 아닌 자베즈펀드를 통한 간접출자방식으로 MG손보를 지배하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새로운 보험사를 자회사로 편입할 수 없다는 공제보험의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편법을 적용하고 있는 탓이다. 때문에 대주주 권한은 새마을금고가 쥐고 있으나 책임은 자베즈펀드가 담당하는 묘한 지배구조가 지속돼 왔다.

그 결과 새마을금고는 MG손보에 새로운 투자자를 모집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JC파트너스로 투자 주관사를 교체하는데 이르렀다. 명목상 대주주 바뀌지만 새마을금고가 자베즈펀드에 투자금을 모두 회수해 JC파트너스로 옮기는 것으로 여전히 MG손보의 실질적인 대주주는 새마을금고다.

다만 명목상 대주주가 바뀌는데 불과하더라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심사 결과 JC파트너스가 대주주 자격이 없다는 판정을 받게 되면 MG손보의 자본확충 계획은 근본부터 흔들리게 된다.


만약 약속된 자본확충 계획을 모두 이행해 영업정지 등 최후의 사태를 피했다 하더라도 고민이 남는다. MG손보를 중요시하지 않는 무심한 대주주 새마을금고 산하에 여전히 남게 되는 탓이다.

2400억원의 자본확충이 마무리된다면 MG손보의 지급여력(RBC)비율은 190% 수준까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190%의 RBC비율은 낮다고 볼 수 없으나, 지난 3월 말 기준 손보사 평균 RBC비율인 252.1%에 미달하는 수준이다. 향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건전성 규제 강화가 예고돼 있음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지난해 2월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에서 박차훈 현 회장이 당선되면서 새마을금고가 MG손보에 지원하기를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새마을금고는 선거 직후인 지난해 3월 잠재적 인수 후보자에게 투자의향서(LOI)를 보내면서 MG손보를 매각 대상으로 보고 있음을 시장에 알렸다. 결국 앞으로 MG손보에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새마을금고가 선뜻 투자할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사진=MG손해보험]

마지막으로 경영개선명령 조치를 받으면서 기껏 개선된 MG손보의 영업력도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2013년 재출범한 MG손보는 2016년까지 적자에 시달렸으나 2017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지난해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MG손보가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 효율화에 성공한 동시에 신계약실적도 상당히 개선된 덕이다.

실제 지난해 MG손보의 신계약 금액은 202조원을 기록해 적자에 빠져 있던 2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신계약 금액은 49억639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65조6287억원) 24.36% 줄었다. 최근의 건전성 위기 탓에 잠재적 고객이 가입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겨우 흑자전환에 성공한 MG손보가 최근 건전성 문제로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새마을금고중앙회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