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장타맨’의 부활…이원준, 고국서 ‘36홀 최소타’ 신기록

2019-06-28 18:49
KPGA 선수권대회 이틀째 14언더파 단독 선두 질주


호주교포 ‘원조 장타맨’ 이원준(34)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36홀 최소타 기록을 갈아치우며 고국에서 생애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이원준의 티샷 모습. 사진=KPGA 제공]


이원준은 28일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PGA선수권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4타를 쳤다. 전날 8언더파 62타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에 올랐던 이원준은 중간합계 14언더파 126타로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김승혁과 홍준호가 공동 2위에 올라 3타 차로 쫓고 있다.

올해 처음 코리안투어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이원준은 이틀 연속 최고의 샷 감을 선보였다. 이날 이원준이 기록한 36홀 126타는 코리안투어 36홀 최소타 신기록이다.

이원준은 12년 전 21세 때인 2007년 가장 기대되는 유망주로 꼽혔다. 당시 굴지의 대기업과 연간 2억원이 넘는 돈과 각종 지원을 받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10년간 후원 계약을 했다. 이원준은 키 190㎝에 90㎏이 넘는 체격 조건을 갖춰 320야드를 훌쩍 넘기는 장타력이 일품이었다. 그는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원준은 프로 전향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기억 속에서 서서히 사라졌다.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에서도 5년을 뛰었지만 오른 손목 연골이 다 닳아 없어지는 큰 부상을 겪고 한때 골프를 그만두기도 했다.

포기는 없었다. 2년이 넘는 공백을 깨고 2014년 일본프로골프투어로 복귀했다. 또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7년 허리 디스크 파열로 한동안 골프채를 잡지 못하는 불행이 찾아왔다. 가까스로 재기에 성공한 이원준은 지난해 일본투어에서 상금랭킹 41위에 오른 뒤 올해는 19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원준은 “쏟아지는 기대와 내 자신의 욕심을 이기지 못했다. 성적이 나지 않을수록 더 조급해지고 욕심을 냈다”며 “40%는 부상 탓, 나머지 60%는 내 탓”이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지난해 12월 결혼해 오는 10월 아버지가 되는 이원준은 “새로 도약대에 올라선 기분”이라며 “나이는 먹었지만 아직 꿈을 버린 게 아니다. PGA 투어 진출의 꿈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장타력은 예전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310야드는 거뜬히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