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평등한 무역협상' 요구 일축..휴전 멀어지나

2019-06-28 10:51
라이트하이저, 류허의 평등한 협상 요구 거부
커들로 "회담 잘 풀리지 않으면 추가 관세"
오사카 무역담판에 대중 강경파 '나바로' 출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9일 무역담판을 앞두고 미·중 간 기싸움이 팽팽하다. 중국은 미국에 평등한 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중 무역협상 재개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경제매체 CNBC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2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측 무역협상단을 이끄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TSR) 대표는 24일 중국 측 카운터파트인 류허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평등한 협상을 하자'는 제안을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류 부총리에 중국이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에 평등한 협상에 대한 요구를 굽히지 않을 태세다. 하루 전 중국 상무부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응할 수 없다며 평등한 대화를 강조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주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중 무역합의 조건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는 미국이 화웨이에 부과한 거래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중국산 제품에 매기는 모든 징벌적 관세를 철회하고, 미국산 제품에 대한 구매 약속과 관련해 미국이 구매 확대 요구를 거두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태까지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문제 삼으며 중국을 압박해 온 미국은 이번 주 만남을 통해 중국이 무역협상을 재개할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할 생각이었다. 미국은 양국이 무역합의에 거의 다다랐지만 중국이 종전의 약속에서 후퇴해 협상이 틀어졌다면서 중국 책임론을 내세워왔다. 

때문에 중국의 뻣뻣한 태도는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가능성이 높다. WSJ이 이번 주 미·중 정상 간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할 수 있을지를 두고 의문을 제기한 배경이다. 시장은 양국 간 무역협상 재개와 보복 조치 중단 수준의 합의를 예상해왔다.

CNBC는 여전히 이번 주 미·중 무역전쟁의 휴전이 선언될 가능성이  있으나 두 정상이 최종적으로 타협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화웨이 제재를 무역협상 카드로 활용할 뜻을 시사한 적이 있지만 대중 관세를 단번에 철회하거나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라는 압박을 낮출 조짐은 없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간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회담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고 거듭 경고했다. 또 미·중 양국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역전쟁 '휴전'에 들어가기로 잠정 합의했다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대해선 "이번 회담에는 전제조건이 없다"며 사전에 휴전 약속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29일 오전 11시30분으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을 결정할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담판에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국장 등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 대중 강경파가 총출동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 연간 2500억 달러어치에 25% 관세를 물리고 있으며, 앞으로 3000억 달러어치에 추가로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해왔다. 사실상 중국산 제품 전부에 관세를 물리겠다는 얘기다. 다만 그는 추가 관세율이 당초 경고한 25%가 아니라 10%에서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