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만난 文대통령 "흔들리지 않는 韓·日 관계 만들 것"

2019-06-28 00:06
재일동포들 "韓·日 관계 우리에겐 사활 걸린 일" 文대통령에 당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한·일 우호 협력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재일동포들을 격려했다. 이에 재일동포들은 "한·일 관계는 우리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조속한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뉴오타니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한·일은 1500년간 문화와 역사를 교류해 온 가까운 이웃이자 오래된 친구"라며 "양국 국민 간 교류·만남, 이해·협력은 한·일 양국이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디딤돌"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3차 한류 붐'을 언급하며 "많은 젊은이가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에 열광하고, 재일동포들이 밀집해 사는 오사카 이쿠노구 코리아타운을 찾아 한국의 멋과 맛을 즐기고 있다"며 "한국 젊은이도 오래전부터 일본 대중문화와 맛에 익숙하며 일본 구석구석을 여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 도쿄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과 관련해 "남북선수단이 공동 입장하고 네 개의 종목에서 단일팀이 출전한다"며 "남북선수단의 하나 된 모습은 전 세계인의 가슴을 다시 한번 평화의 감동으로 채우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7일 오후 오사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오사카 인근 지역에는 우토로 마을이 있다"며 "우토로는 식민지 시절 강제징용으로 교토 군용비행장 건설에 동원됐던 조선인의 집단숙소였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3·1 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올해에는 우토로 평화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토로가 평화·인권을 배우는 역사의 산 교육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일동포 사회의 단합은 한반도 평화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갈등의 시대를 넘어 화해·협력의 시대로 나아가도록 힘을 모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은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결코 조국을 잊지 않았고 조국이 못났을 때조차도 조국에 대한 사랑을 버린 적이 없다"며 "윤동주 시인의 시 '별 헤는 밤'처럼 별 하나마다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을 불러보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군부독재 시절 재일동포들의 탄압을 언급하며 "작년 12월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들이 모여 만든 '재일 한국 양심수 동우회'가 '제3회 민주주의자 김근태 상'을 받았다"며 "올해 초 서울고법이 간첩단 조작사건의 피해자에게 34번째 무죄를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는 진실을 규명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재일동포들은 이날 악화일로인 한·일 관계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오용호 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오사카 단장은 "최근 한·일 관계는 결코 양호한 관계라 할 수 없다"며 "양국 관계가 악화하면 재일동포 삶에 큰 영향을 준다"며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