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판 노크귀순] 합참·육군23사단·해군1함대 지휘관 '보직해임' 당해도 연금은 보장
2019-06-24 14:40
정경두 장관의 '엄중 조치'... "군복 벗는 것 말고는 의미없어"
'해양판 노크귀순' 관련 지휘관들에 대한 문책 수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군복을 벗더라도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은 온전히 보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조사를 받고 있는 합참, 육군 23사단, 해군 1함대 등 해안·해상해안경계 작전 관련 부대 지휘관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군에서는 무능(無能)에 대해 징계 조치는 취할 수는 있지만 형사처벌은 할 수 없다. 공부를 못한다고 죄를 물어 교도소에 보낼 수 없는 것과 같은 원리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20일 대국민 사과를 하며 군형법 상 용어인 '처벌'이 아닌 군인사법 상 용어인 "조치", "책임", "문책"을 언급한 까닭이다.
관련 부대 지휘관들에 대해 형사처벌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군인연금법 제33조에 따라 징계 최고 수위인 '파면'만 면하면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이 보장된다.
지난 2012년 '노크귀순' 당시 관할 동부전선의 철책과 경계를 담당한 22사단에서는 사단장과 연대장, 대대장이 보직해임당했고 상급부대인 8군단, 1군사령부, 합참에서 작전 관련 장교들이 보직해임이나 수사의뢰를 당했다. 징계 결과를 보면 단 한 명도 '파면'처분을 받지 않았다. 불명예 전역은 했어도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은 온전히 보전됐다.
노크귀순의 해양판인 이번 사건도 합참, 육군 23사단, 해군 1함대 등 해안·해상경계 작전 관련 부대 지휘관들에게 이와 비슷한 수준의 징계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상적으로 육군 사단장은 퇴역후 매월 400만원 안팎의 연금을 수령한다. 해안·해상경계 작전에 실패해 불명예 전역인 '보직해임'을 당해도 매월 400만원 안팎의 연금이 보전되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정경두 장관이 엄중한 조치와 문책, 책임이란 용어를 사용했지만, 관련 지휘관들을 군형법으로 처벌을 할 수는 없다"며 "결국 파면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 한 (지휘관들이) 군복을 벗는 것 말고 더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18 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정부가 군인에게 미래에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의미하는 군인연금충당부채가 약 186조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15조5000억원(9.1%) 늘어난 금액으로 전체 국가부채 약 1700조원의 10%에 육박한다. 이로 인해 군인연금은 국가부채 급증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덮어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