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000억 달러(약 349조5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소비자들이 매년 추가로 떠안아야 할 세액이 180억 달러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미소매업협회(NRF· National Retail Federation)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수입품 3000억 달러에 대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면 의류, 신발 등에서 매년 180억 달러를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며 미국 정부의 '관세 폭탄'을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는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높였다. 고율 관세 대상에는 여행용 가방, 가구, 핸드백, 진공청소기, 에어컨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의 관세 부담은 이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설상가상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로 3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상태다. 추가 관세 대상은 완구류, 의류, 신발, 가전제품 등이다.

NRF는 3000억 달러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소매업계는 어쩔 수 없이 부담을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가 부담액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의류 44억 달러, 장난감 37억 달러, 신발 25억 달러, 가전제품 16억 달러 등이다.

데이비드 프렌치 NRF 수석 부회장은 "중국산 제품을 대체할 방법이 그다지 많지 않다"며 "미국 소매업체들이 어떻게 수입 채널을 다른 나라로 돌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프렌치 부회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에만 의존하는 대중국 전략을 재검토하고, 다른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을 압박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관세 폭탄'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사실 그동안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은 쏟아져 나왔다.

앞서 미국 경제 매체 마켓인사이더는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기업들의 연합체인 태리프스 허트 더 하트랜드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부과한 관세로 지난 4월까지 미국 소비자들의 추가 부담액이 220억 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태리프스 허트 더 하트랜드는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가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큰 손해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련 서한에는 520개 기업과 141개 협회가 서명했다.

미국패션산업협회(USFIA)도 의류, 가정직물 분야에서 소비자 부담이 49억 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산 의류 수입액은 미국 전체 의류 수입액의 35%를 차지하며, 베트남산 의류 수입액의 2.5배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가 현실화하면 가처분소득 대부분을 의류나 생필품 소비로 지출하는 저소득층이  저소득층이 직격탄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대중 관세 폭탄이 미국 내 기업과 소비자의 피해로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강력한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부과의 피해가 외국 기업에만 돌아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관세 폭탄' 의지를 꺾지 않는 상황이다. 대중 관세로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많은 돈을 받아내고 있으며,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과의 합의를 이루는 데 '관세 폭탄'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