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말라"...이재용 부회장, 또 사장단 소집

2019-06-16 18:3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두 번째 소집한 사장단 회의에서 '흔들리지 말라'고 주문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위기감으로 인해 조직이 흔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4일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에서 IT·모바일(IM) 부문 사장단으로부터 전날 개최된 'IM부문 글로벌전략회의'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5G 이후의 6G 이동통신, 블록체인, 차세대 인공지능(AI) 서비스 현황과 전망을 비롯해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IM부문의 하반기 경영전략을 재점검하고, 어떠한 경영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말고 미래를 위한 투자는 차질 없이 집행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면서 "그동안의 성과를 수성(守成)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경영진을 불러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했다. 지난 1일 DS 경영진과 만난 이후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투자 집행 계획을 직접 챙기기 위해 2주 만에 다시 경영진을 소집한 것이다.

두 번째 간담회에서는 최근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반도체 사업의 리스크 대응 체계를 재점검했으며, 향후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의 구도 변화 전망과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17일 삼성전기를 방문해 전장용 MLCC와 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사업에 대한 투자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챙길 계획이다.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단 및 타 관계사와의 간담회도 순차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삼성은 '그룹 총수가 일상적으로 소화하는 경영 일정을 일일이 공개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때문에 최근 삼성이 이 부회장의 내부 일정을 공개하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이재용 부회장이 연달아 내부를 점검함과 동시에 결속을 다지는 것은 겹악재 속 위기감의 표출이라는 분석이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통상 전쟁'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이 화웨이 제재 동참을 요구한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하락 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상황도 좋지 않다.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의혹 수사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소환과 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경영 전반에 대한 긴장감을 조이면서 임직원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망이 그룹 총수를 향하며 또다시 총부 부재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자 이 부회장이 임직원들이 동요하지 않게 내외부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