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승계 진행중인 재벌가] 안갯속 후계구도, 암투는 없다

2019-06-14 08:10
[승계 앞둔 후계자 上] 금호석화·대성·대상

[데일리동방] ◆경영 승계 움직임은 기업의 크고 작은 고비마다 주목받곤 한다. 특히 기업의 행보 곳곳에 승계가 거론되다 보니 재벌가 3세들을 향한 세간의 관심은 끊이지 않는다. 데일리동방은 '총수인듯 총수아닌 후계자들'에 이어 아직 후계자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재벌가의 모습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재벌 승계는 직계 사이에만 진행되지 않는다. 아들과 조카의 동시 승진으로 선의의 경쟁을 장려하는 경우도 있다. 장자 승계 원칙을 내세워 첫째만을 키워주지도 않는다. 2세 시절 갈라진 집안에선 3세 승계 준비가 거창하지 않다. 승계 후보들은 조용하지만 착실히 자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철완, 박준경, 박주형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아들과 조카 선의의 경쟁하는 금호석화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 지분 행방이 후계자 후보의 굳히기와 뒤집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그룹 경영에 참여하는 총수 일가는 박 회장과 아들 박준경 상무, 딸 박주형 상무, 조카 박철완 상무 등이다. 박철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그룹 지분율은 박철완 상무(10%), 박준경 상무(7.17%), 박찬구 회장(6.69%) 순이다. 박주형 상무는 2015년 임원에 올라 금호가(家) 금녀의 벽을 깼지만 지분율은 0.82%로 미미하다.

집안에서 조카인 박철완 상무 지분율이 가장 높지만 박준경 상무 지분에 박 회장 주식을 합치면 13.86%로 장악력이 뒤집힌다. 반대로 박 회장이 조카에게 힘을 실어줄 경우 지배력 굳히기가 가능하다.

박준경 상무는 현재 금호석화 수지영업 임원, 박철완 상무는 금호석화 고무해외영업 임원이다. 박주형 상무는 금호석화 구매자금 임원과 금호피앤비화학 자금부문 임원을 맡고 있다.

1978년생으로 동갑인 박준경・박철완 상무는 상무보(2011년)・상무(2014년)로 함께 승진하며 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다.

올해 71세인 박 회장은 공동경영으로 인한 갈등의 불씨를 없애면서 3세 간 선의의 경쟁을 명확한 승계로 안착시켜야 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박삼구 금호이사아나그룹 전 회장의 대우건설 인수를 계기로 회사가 둘로 쪼개졌다. 박 전 회장이 수조원대 인수합병을 강행하자 동생 박찬구 회장이 금호산업 지분을 팔고 금호석화 경영권을 확보하며 분리에 나섰다. 이후 박삼구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등 항공·건설·운수부문을,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등 석유화학부문을 가져갔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2018년 10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컨퍼런스'에서 세계에너지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개회사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제공=대성그룹]

◇조용한 대성 가족, 지분 확보 과제

대성그룹은 2001년 창업주 고(故) 김수근 명예회장이 작고한 이후 장남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차남 김영민 서울도시가스그룹(SCG) 회장, 삼남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각각 계열그룹을 이끌고 있다. 세 형제는 지분 분리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했지만, 부친이 물려준대로 계열사를 분리해 각각 운영하고 있다.

장남 김영대 회장 후계자로는 그의 삼남인 김신한 대성산업 사장이 꼽힌다. 첫째인 김정한 전 사장은 먼저 세상을 떠났고 둘째 김인한 씨는 미국에서 교수로 재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 숙제는 아버지 지분 매입에 필요한 재원 마련이다. 김영대 회장의 대성산업 지분율은 31.59%인 반면 김 사장 지분율은 0.38%로 미미하다. 한때 김 사장이 대표였던 대성초저온이엔지는 2013년 10월 영업부진으로 해산됐다. 그가 최대주주였던 계열사 에이원 최대 주주는 김영대 회장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분 확보를 위한 마땅한 곳간이 보이지 않는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영민 회장의 SCG는 아들 김요한 부사장이 후계자로 거론된다. 김 회장의 서울도시가스 지분은 11.54%다. 하지만 서울도시가스 최대주주인 서울도시개발(26.26%)의 최대주주다. 김 부사장 역시 아버지에 비해 지분(0.01%)이 많지 않다. 그러나 서울도시가스 2대 주주는 김영훈 회장이 맡고 있는 대성홀딩스로 22.6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완전한 계열분리와 승계작업을 위해서는 이 부문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경영권을 외아들 김의한 씨에게 물려줄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1994년생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그룹 내 지분으로 경영 승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그룹 핵심 대성홀딩스 최대주주는 지분율 39.9%인 김영훈 회장이다. 계열사 알앤알이 32.84%로 뒤를 잇는다. 김씨의 알앤알 지분율은 40.93%로 김 회장(59%) 다음으로 높다.
 

사진 왼쪽부터 임세령, 임상민 전무. [사진=대상그룹 제공]

◇대상그룹, 동생 승계 가능성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딸 임세령 전무와 임상민 전무는 2016년 승진으로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후계 구도에서 우위를 점한 쪽은 동생인 임상민 전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상 최대주주인 대상홀딩스(39.28%) 지분율은 임상민 전무 36.71%, 임세령 전무 20.41%, 임창욱 회장 4.09% 순이다.

이화여대와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임상민 전무는 런던 비즈니스스쿨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회사에서는 그룹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과 대상아메리카 부사장, 대상 홍콩 중국사업 전략담당 중역 등을 거쳤다. 현재 대상 식품과 소재BU 전략 담당 중역을 겸임해 그룹 핵심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뉴욕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임세령 전무는 식품BU 마케팅 담당 중역을 맡고 있다. 이혼과 동생의 미국 발령으로 후계 경쟁 구도를 보이는듯 했지만 지분 장악력은 물론 그룹 내 담당 분야에서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임세령 전무는 그룹 경영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임상민 전무가 승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