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소송비 대납' 추가 뇌물...MB, “일정 연기되면 김백준 불러야”
2019-06-12 15:39
언론보도에 뿔난 MB...‘무죄 추정의 원칙 어긋나’
이명박 전 대통령(78)의 ‘다스 소송비 대납’ 관련 추가 뇌물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 전 대통령 측이 관련 사안이 판결에 영향 줄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추가 증거 신청으로 기일이 미뤄지면 핵심증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79)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12일 오후 2시 5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27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앞서 검찰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삼성이 다스 소송비 대납한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의 추가 뇌물 정황을 포착해 지난 10일 추가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검찰이 이첩 받은 자료에는 수임료 명목으로 뇌물 수십억 원이 삼성 미국법인 계좌를 통해 다스 소송을 대리한 미국 로펌 에이킨 검프(Akin Gump)에 흘러들어간 정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추가 뇌물 정황으로 공소장 변경을 위한 의견서를 냈다”며 “종전 공소사실을 뒷받침성격과 확장하는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의견서와 함께 제출한 참고자료로 선고에 영향을 줄 것을 즉각 경계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공소장이 변경돼 증거로 제출할 자료가 참고자료 형태로 제출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된다”며 “어제자로 언론에도 공개돼 무죄추정의 원칙과 정의에 어긋나게 됐다”고 반발했다.
또 “공소장이 변경되면 추가로 기일을 정하고, 증거가 새로 채택되면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절차가 미뤄지면 다음달 4일 예정된 김 전 기획관의 재판을 감안해 김 전 기획관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며 “검찰에게 받은 참고자료는 별도로 분리해서 의견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어 “차후에 증거로 제출하고 채부절차를 거치는 게 좋겠다”고 전했다.
또 “이날 예정된 쟁점별 변론은 진행하고 14일 예정된 쟁점별 변론 일정은 하지 않고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 관련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다스 소송비 대납 관련 추가 정황이 나옴에 따라 오는 17일 예정된 결심을 연기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