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회담 1주년..트럼프, "김정은에게 아름다운 친서 받아"
2019-06-12 07:08
친서 외교 통해 북·미 돌파구 마련될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세기의 만남'이었던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서다. 올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교착상태에 있던 북·미 대화가 친서 외교 재가동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나는 김정은에게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 어제(10일) 받았다"고 말했다. "친서를 보여줄 수 없지만 무척 사적이고 무척 따뜻하고 무척 친절한 친서였다"며 구체적인 내용이나 전달 경로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친서 전달 시점으로 볼때 싱가포르 회담 1주년을 기념해 두 정상 간 신뢰를 강조한 내용일 것으로 추측된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김정은의 리더십 아래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은 훌륭하며 (지리적) 위치도 훌륭하다"며 북한의 잠재력을 부각시켰다. 또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매우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묻는 질문에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 향후 어느 시점에 이뤄지길 바란다"고 답하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다만 그 전에 북한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이룰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양측의 접촉은 극도로 제한적으로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독살된 김정남(김정은의 이복형)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보원이었다는 최근 보도와 관련해, "내 임기 하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이라면서 "이에 대해서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정보당국을 동원해 김정은 체제에 위협이 될만한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확약하는 유화적 메시지라는 게 주요 외신의 분석이다.
한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은 "전적으로 가능하다. 김정은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본다"며 미국은 "북한이 준비가 됐을 때 언제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