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 공세에 기눌렸나?..."올 4분기 세계 1위 힘들 듯"

2019-06-11 15:33
세계 1위 스마트폰 판매 목표 보류했지만…여전히 자신만만 "위기 아냐"

미·중 무역전쟁의 '인질'이 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미국의 전방위 공세로 기세가 눌린걸까. 화웨이가 올해 스마트폰 판매목표를 낮춘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11일 중국 현지매체 펑파이신문(澎湃新聞)에 따르면 사오양(邵洋) 소비자담당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SNIEC)에서 열린 IT·가전 박람회인 'CES Asia 2019'에 참석해 "올해 1분기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이 세계 2위를 차지해, 올 4분기엔 세계 1위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현재 상황으로 보면 시간이 그보다 더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1분기 58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 시장 점유율 15.7%로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삼성전자로 점유율이 19.2%에 달했고, 애플은 11.9%의 점유율로 3위에 그쳤다.

지난해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한 컨퍼런스에서 “2019년 4분기에는 화웨이 스마트폰이 세계 판매량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화웨이는 지난 4월 올해 판매 목표치를 2억5000만대로 잡았지만, 일본 등에서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 판매 연기 결정이 잇따르자 판매 목표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사오 CSO는 이날 세계 1위 목표를 일시 보류한 사유와 구체적인 스마트폰 판매량 전망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화웨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그럼에도 사오CSO는 화웨이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등 여전히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사오 CSO는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창업주가 강조한 것처럼 현 시점에 화웨이가 위기를 맞은 게 아니라 오히려 가장 좋은 상황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창업 초창기부터 (우리는) 에릭슨, 노키아, 모토로라 등 강한 라이벌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면서 "큰 노력을 통해 결국 이들 기업을 추월했다"고 전했다. 당시 우리는 그들 기업에 뒤처졌지만 매일 발전하고 있다고 되새기면서 미래를 낙관했다고도 덧붙였다. 

사오 CSO는 "이번에도 (우리는) 낙관하고 자신한다며 더욱 아름답게 세계를 연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직접적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는 상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화웨이가 전례 없는 대외 환경 악화 속에서도 사업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반도체의 공급부족 문제와 관련해 사오 CSO는 "화웨이는 이미 자체 반도체를 연구·개발했다"면서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각국 정부 및 기업들에 중국 화웨이와의 통신사업을 중단할 것을 압박해 왔다. 설상가상 지난 달에는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에 거래 제한 조치를 내린 후 세계 기업들이 속속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해 화웨이는 궁지로 몰리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