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도 '금리인하' 곁눈질...양적완화 재개 주장도
2019-06-07 07:44
초저금리 내년 상반기까지 6개월 연장 결정...드라기 "향후 금리 인상보다 인하"
美연준도 금리인하 조짐...WSJ "이달부터 금리인하 여부 논의 시작할 것"
美연준도 금리인하 조짐...WSJ "이달부터 금리인하 여부 논의 시작할 것"
유럽중앙은행(ECB)이 6일(현지시간) 사상 최저 수준의 초저금리 기조를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미약한 인플레이션과 미·중 무역전쟁 등 외부 역풍에 대한 경계감 탓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ECB는 이날 열린 정책위원회에서 기존 통화정책을 동결했다. 그러면서 현재 -0.4%로 사상 최저 수준인 정책금리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동결될 것으로 봤다. 당초에는 올해 말까지 유지할 계획이었다.
또 오는 9월부터 시작하는 은행 대상 새 저금리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의 금리는 -0.4%인 정책금리에 0.1%포인트 가산한 수준까지 낮춰주기로 했다. ECB는 은행이 대출 쿼터(할당량)를 충족하면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적극적인 대출을 유도하겠다는 얘기다.
ECB는 아울러 양적완화(자산매입)로 쌓아올린 2조6000억 유로(약 3450조원) 규모의 채권은 만기를 맞을 때마다 계속 재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회의 뒤에 가진 회견에서 일부 위원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거론했고, 다른 몇몇은 양적완화 재개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ECB의 다음 금리 정책 행보가 인하보다 인상이 될 가능성이 더 크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노(No)'라고 답했다. ECB의 정책 기조가 통화완화 쪽으로 기울었다는 의미다.
WSJ는 드라기 총재가 이날 금리인하로 가는 문을 열어젖힌 셈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ECB의 결정이 미약해지고 있는 성장세에 맞서 더 느슨한 통화정책으로 돌아서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를 증폭시키는 중요한 정책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최근 미·중 무역전쟁 역풍에 따른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연준이 빠르면 오는 18~19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하 여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에 최소 두 차례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며, 9월과 12월을 가장 유력한 시기로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