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카드’ 들고 전투태세 돌입… 美 “해외 광물 의존도 축소”

2019-06-05 14:10
중국 발개위, 전문가 불러모아 희토류 수출 규제 방안 논의
미국 상무부, 희토류 관련 보고서 발표... "자급자족 체제 마련"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킹 카드’ 중 하나로 꼽히는 ‘희토류 무기화’를 위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 중국 당국이 한층 강화된 희토류 수출 관리 시스템 구축을 논의한 것이다.  미국도 희토류를 자급자족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반격에 나섰다.

5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전날 희토류 업계 전문가들을 초청해 회의를 열고, 희토류 수출 규제 방안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희토류 수출 관리 시스템 구축을 건의하면서 “희토류는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물자로, 국가 차원에서 생산부터 가공까지 전 공정을 심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수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희토류 불법 채굴 및 생산에 따른 환경 오염 문제도 거론됐다. 전문가들은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생산 공정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개위는 "전문가 의견을 검토해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관련 조치를 하루빨리 시행하겠다”며 “희토류 업계 시장 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희토류는 자성과 광학적 특성을 가진 광물에서 찾을 수 있는 17개 희귀 원소를 일컫는다. 형광등에서 LED(발광다이오드), 스마트폰, 전기·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터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쓰인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희토류의 70%를 생산하는 최대 생산국으로, 미국은 특히 중국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생산한 희토류는 약 12만t으로 전체의 71%를 차지했다.

중국은 미국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차단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자 희토류 수출 제한이라는 반격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발개위 한 관계자가 중국 국영중앙(CC)TV와 인터뷰를 통해 “중국에서 수출한 희토류로 만든 제품이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는 데 사용된다면 중국 인민들은 불쾌할 것”이라고 밝히며 희토류 제재를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그래픽=연합뉴스]

중국의 희토류 대미 수출 규제 움직임에 미국도 대비책 마련에 급급한 모양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필수 광물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연방전략’ 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희토류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장기간 희토류 공급을 중단한다면 공급쇼크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국내 희토류 자원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채굴권을 조속히 승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내 자원을 개발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대비하자는 의미다.

로스 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에서 중대 광물이 차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연방정부는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베른하르트 미국 내무장관도 별도 성명을 통해 희토류 채굴 및 탐색에 필요한 허가를 빠르게 내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