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DSR 도입에 스톡론 제동

2019-06-04 00:10
소득 확인 없는 대출 줄여야…자산운용 어려움 겪을 듯

2금융권에서도 총부채상환원리금비율(DSR)이 도입되면서 소득 확인 없이 대출을 해왔던 보험사 유가증권담보대출(스톡론)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특히 대규모로 스톡론을 취급하던 DB손보 등은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어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7일부터 2금융권에도 DSR 관리지표를 도입해 소득확인 없는 대출을 규제키로 했다.

DSR(Debt Service Ratio)은 주택담보신용 등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한다. 소득 이상의 대출을 억제해 가계부채를 관리하고 금융사의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금융위는 2021년 말까지 보험사가 준수해야 할 DSR 기준을 70%로 결정했다. 올해 1분기 보험사의 평균 DSR이 73.1%로 3.1% 포인트만 줄이면 된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사가 101.7% 포인트 감축해야 함을 감안하면 가장 부담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실 그렇지는 않다. 보험사 DSR 평균치가 73.1%로 나타난 것은 대출이 많은 중소형 보험사와 그렇지 않은 대형 보험사가 같은 보험사 범주로 묶인 탓이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일부 중소형 보험사의 평균 DSR 수치가 200%를 넘어간다고 귀띔했다. 결국 일부 중소형 보험사는 전력을 다해 DSR 수치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위는 DSR이 매우 높은 중소형 보험사가 어느 곳인지 정확히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DSR 산식을 감안하면 스톡론을 대규모로 취급하는 DB손보 등의 DSR이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DSR은 소득이 있는 만큼 대출을 해줘야 한다는 구조 덕에 차주의 소득 확인이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차주의 소득을 확인하지 않고 대출을 해주는 '소득미징구대출'의 경우 DSR이 300%로 적용돼 평균 DSR을 끌어올리는 주범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 보험업권에서 스톡론의 평균 DSR은 정확히 300%로 나타났다. 모든 보험사 스톡론이 담보로 잡힌 유가증권만 확인하고 대출이 진행됐다는 의미다. 아울러 스톡론을 대규모로 취급하는 보험사의 평균 DSR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는 추측도 힘을 얻는다.


올해 1분기 생보업권에서는 KDB생명이 638억원, KB생명이 49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손보업계에서는 DB손보가 1~2월 유가증권담보대출 합계액 63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MG손보도 50억원으로 그 뒤를 쫓았다.

보험사 관계자는 "KDB생명 등은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그나마 마진이 좋은 대출 부문에 투자를 늘려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DSR 도입으로 대출을 급격히 줄여야 할 경우 자산운용이 매우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DB손해보험 사옥 [사진=DB손해보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