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일본과 다르다. 미국에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 ..한중사회과학학회 라운드 테이블
2019-06-02 13:37
무역전쟁과 화웨이 제재 등 무역과 기술 분야에서 벌어지는 미·중 갈등이 심화되며 한국도 대응조치 마련을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한중사회과학학회(회장 경남대 이상만 교수)가 1일 부산 부경대에서 지방분권발전연구소와 공동으로 춘계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중국과 글로벌 거버넌스, 위기인가 공존인가”라는 대주제 아래 ▲중미 분쟁 ▲지방분권 ▲법제도 개혁과 글로벌 거버넌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경제 ▲중산층 확대와 사회변화 ▲한반도의 신기류와 한중협력 ▲일대일로와 신남방, 신북방 ▲금융발전과 리스크 등 8개의 세션에서 56개의 학술 발표에 이어 참석자들의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
특히, 백권호 교수(영남대)는 자신의 중국 연구 40년을 기념해 "중미 분쟁에 따른 중국제조 2025"라는 주제를 가지고 라운드 테이블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동의대 이홍배 교수는 "1980 년대 중반에 지금의 미중 무역분쟁과 비슷한 일이 미국과 일본 사이에서도 일어났다"면서 당시 일본에 대규모 무역적자를 보던 미국은 엔화 절상 조치를 취해 일본 경제는 파탄이 났고, 그 후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 경제 침체기에서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0년 전의 이 사건이 현재의 미중 무역 마찰과 상당히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결코 그 때와 동일한 일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그 당시 일본의 힘과 지금 중국의 힘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중국은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정책을 받아들일 경우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 알고 있기 때문에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의 중국제조 2025는 산업정책"이라고 하면서 이것을 다른 나라(미국)가 간섭하는 것은 내정간섭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산업연구원의 조은교 부연구위원은 미중 무욕갈등을 산업의 측면에서 분석했다. "현재의 미중 분쟁을 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신산업의 기술 패권 경쟁이라고 할 수 있는데, 4차 산업혁명을 중국이 주도해 가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이러한 기술 굴기에 대해 속도는 늦출 수 있겠지만 결코 멈추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우리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숙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의 좌장을 맡은 백권호 교수는 "우리가 지금 중국을 연구하는 것도, 한중 관계를 연구하는 것도, 모두 우리의 삶을 위한 연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40년 중국 연구의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점점 더 강해지는 중국은 앞으로 어떠한 입장과 결정을 내릴 때 결코 한국을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는 생존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며 중국 연구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