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생명, IFRS17·4대보험 도입 앞두고 리스크 늘렸다
2019-06-05 06:00
하나생명보험이 경쟁사들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특수고용직 4대 보험 도입이라는 대규모 위기를 앞두고 경쟁사와 달리 오히려 리스크를 늘리는 모습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생명은 2017년 23명에 불과했던 전속 설계사 수를 올해 2월까지 39명으로 17명(69.57%) 늘렸다.
이 기간 24개 생보사의 전속 설계사 총원이 10만6989명에서 9만3973명을 1만3016명(12.17%) 줄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인력 확충이다. 또 해당 기간 전속 설계사를 늘린 생보사는 하나생명이 유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미저 23개 생보사가 모두 전속 설계사를 줄이는 동안 하나생명만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이 결과를 기준으로 보면 전속 설계사가 23명인 경우 8000만원, 39명인 경우 1억3500만원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다른 생보사는 전속 설계사를 줄여 부담을 줄인 반면 하나생명은 전속 설계사를 17명 늘려 부담을 5500만원 가량 늘렸다.
물론 지난해 하나생명의 당기순이익 204억원에 비하면 전속 설계사 조직 확대로 늘어나는 비용 부담을 과중하게 볼 수는 없다. 또 하나생명은 수입보험료가 유사한 다른 생보사 대비 전속 설계사가 적은 편이라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늘려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같은 기간 24개 생보사의 저축성 보험 판매 비중은 48.94%에서 44.79%로 4.15%포인트 줄어든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대부분 생보사가 저축성 보험을 줄이는 와중에 하나생명은 판매 규모를 늘린 것이다.
과거 저축성 보험은 일시적으로 환입되는 보험료 규모가 커 단기간에 수입보험료를 대폭 늘릴수 있는 효자상품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2022년 도입이 예고된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하에서는 책임준비금을 대규모로 적립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
때문에 대부분 생보사는 IFRS17이 도입되더라도 책임준비금 부담이 적은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체질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하나생명은 저축성 보험 판매를 늘려 책임준비금 부담을 키우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2~3년 이후에 돌아올 리스크보다 단기 실적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