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유치과정, 국정원 등 여론조작 개입

2019-05-29 15:24
경찰 진상조사위, ‘정부가 국가기관 부당개입 진상규명해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유치·건설과정에서 경찰, 해경, 해군,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유치 과정에서 진행한 여론조사는 조작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29일 강정 해군기지 건설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부의 사과와 제도적 보완 등을 권고했다.

우선 유치 과정에서 여론조작이 있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진상위는 “제주해군기지 유치와 결정 과정에서 해당 지역인 강정마을 사람들의 참여와 의견수렴이 이뤄지지 않았고, 여론조사 방식은 해당 지역 의견을 배제한 비민주적인 방식”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진상위는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경찰, 해경, 해군 등 국가기관이 건설 반대 주민들과 활동가에게 폭행, 폭언, 종교행사 방해 등 인권침해를 자행했다고 밝혔다.

찬반갈등 등으로 공권력이 주민들에게 정신적 트라우마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진상위는 “찬반 갈등으로 마을공동체의 붕괴이기에 있음을 심사했다”며 “유치와 건설과정에서 주민들이 받은 트라우마는 매우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진상위는 여론조작 등 유치와 건설 과정에서 주민의 의사를 무시한 점에 대한 정부의 사과와 경찰, 해군,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부당한 행위에 대한 진상규명을 권고 했다.

또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해군기지 반대 주민과 활동가에게 폭행과 종교행사 방해 등을 자행한 경찰의 인권침해행위에 대해 경찰청장이 의견을 제시하라고 권고했다.

이어 경찰이 공공정책 추진과정에서 공정하고 국민 기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절차 등 제도적 보완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유남영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건설 반대 측 주민과 활동가에 대한 경찰의 인권침해가 확인됐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