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화웨이 제재 실상은? 中 "미국, 5G로 세계 감시하려 해"

2019-05-28 11:15
中, 美 프로그램 동원해 여론전 '총력'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이후 중국이 다양한 방식으로 항미(抗美) 의지를 다지고 있다. 중국은 언론을 이용해 자극적인 발언으로 반미 감정을 조장하는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 TV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중앙방송(CCTV)은 27일 미국 프로그램 '더 데일리 쇼(The Daily Show)' 일부를 방영하면서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유를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더 데일리 쇼는 코미디센트럴 채널을 통해 방영되는 유명 정치풍자 프로그램으로, 인기 코미디언 트레버 노아가 진행한다. CCTV가 방영한 더 데일리쇼 방송은 미국에서 지난 22일 7분 분량으로 방영됐고, CCTV는 이를 다시 짧게 편집해 27일 낮에 방송을 통해 내보낸 것이다. 

CCTV가 공개한 방송 속 노아는 '당신이 모르고 있다면, 이젠 알 수 있다'는 프로그램 코너에서 "미국이 자체 5G(5세대)를 개발하는 동안, 중국은 이미 미국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고 농담조로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항상 트렌드를 이끌어나간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5G 경쟁에서 미국이 중국에 이미 졌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CTV는 노아가 진행한 더 데일리쇼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면서 "최근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인 트레버 노아가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가차없이 억압한 데 대한 의견을 밝혔다"면서 "유명 토크쇼 진행자도 이렇게 느끼고 있는데, 미국 정부만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任正非) 회장. [사진=신화통신]

CCTV는 노아의 프로그램에 이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인터뷰를 잇달아 방영하며 여론전을 펼쳤다. 

런 회장은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단기 돌격전이 아닌 장기적인 지구전을 준비하고 있어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면서 "미국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에 의지하고 있는만큼 싸울수록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중국 현지 매체 중시전자보(中時電子報)는 CCTV의 방송을 비중 있게 전하며 미국이 5G로 세계를 감시하려고 하는데, 화웨이가 걸림돌이 돼 화웨이를 제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5G 기술 분야에서 화웨이가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감시할 수 없기 때문에 '화웨이 봉쇄령'을 통해 화웨이의 '눈'과 '귀'를 막으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화웨이는 앞서 구글의 거래 중단 발표로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와 화웨이의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리면서 구글은 화웨이 스마트폰에 대한 운영체제(OS)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잠시 거래 중단을 보류한 상태지만 앞으로 화웨이는 구글플레이스토어를 통해서만 내려받을 수 있는 G메일·유튜브·크롬 등의 애플리케이션 이용을 할 수 없게 된다. 이후 영국과 일본 등 기업들도 속속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해 화웨이는 궁지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