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가 9억 초과가 절반 "강남 넘어 마·용·성 등 한강이북까지 확대"
2019-05-20 10:22
분양가 9억 넘는 서울 민간아파트 비중 2015년 12.9%에서 올해 48.8%로 껑충
8억원 초과~11억 이하 구간 비중 작년 대비 두배 늘어
분양가 급격한 증가에 미계약자 급증
8억원 초과~11억 이하 구간 비중 작년 대비 두배 늘어
분양가 급격한 증가에 미계약자 급증
서울에서 신규 분양되는 민간아파트 중 분양가 9억원 넘는 비중이 올해 들어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분양가 9억원 초과 신규 분양 아파트 공급 지역은 올해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지난해만 해도 9억원 초과 분양 아파트는 강남 3구에 대부분 몰려 있었다. 서울에서 분양가 9억원 넘는 신규 분양 아파트 비중이 이처럼 증가하고 공급 지역도 서울 전역으로 확대된 것은 고분양가 탓으로 분석됐다.
서울에서 분양가 9억원 초과 단지는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청약제도가 무주택자에 유리하도록 개편됐지만 무주택자가 중도금 대출을 받지 않고 보유자금만으로 분양대금을 치를 수 없다면 서울에서 청약결과 당첨됐더라도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연도별로 보면,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의 비중은 2015년 12.9%, 2016년 9.1%, 2017년 10.8%에 불과했다. 하지만 작년 이 비중이 29.2%로 껑충뛰는 등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주목할 점은 작년만해도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의 90%는 강남3구에서 분양했으나 올해에는 한강이북 서울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점이다.
한강이북 서울은 2017년 용산과 성동구의 대형 고가 아파트 분양이 이루어지면서 9억원 초과 아파트가 12.6%로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2018년까지 10% 미만이었다. 그런데 올해 45.4%로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한강이북 서울은 기존 한강과 맞닿아 있는 마포, 용산, 성동, 광진 외에도 서대문과 동대문 등 도심으로 분양가 9억원 초과 분양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분양가격 구간을 세분화하여 분석해보면 8억원 초과~11억원 이하 구간의 비중이 커지는 반면 6억원 초과~8억원 이하 구간은 올해 들어서 급감했다. 분양가 6억원 초과~8억원 이하는 작년 33.4%에서 올해 4.4%로 줄어들었다. 분양가 8억원 초과~11억원 이하는 작년 22.3%에서 올해 44.9%로 두배나 증가했다.
전용 84㎡아파트의 분양가격대별 비중을 보면 작년까지 8억원 이하가 2015년~2017년 70~80%대의 비중을 차지했었다. 강남3구 아파트 분양비중이 증가한 작년에는 45.4%로 절반 이하로 줄었고, 올해 들어서는 17.0%로 비중이 더 하락했다.
그에 반해 분양가 8억원 초과~12억원 이하는 올해 72.2%로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국민주택규모로 일반가구의 선호도가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는 전용 84㎡의 신규 분양가는 8억원 초과가 대세가 되고 있다.
크게 상승한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청약당첨자들에게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을 키우고 있다.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분양가 9억원 초과도 자금조달에 부담이 크지만 9억원 이하도 계약금이 소형 오피스텔 가격에 준하는 수준이어서 계약 포기자가 늘어나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의 분양가가 급격히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까지 매매가격 상승과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높은 선호도로 양호한 청약실적을 올리는 것이 분양가 상승의 1차적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량 택지지구 조성으로 공공이 직접 분양가를 책정하고 분양에 나서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서울에서는 쉽지 않은 것도 분양가 상승의 요인으로 판단된다”며 “서울의 경우 재개발ㆍ재건축 등의 사업방식이 아파트 분양에 주를 이루고 있어 고분양가 자제에 조합들의 협조가 쉽지 않은 것도 분양가를 상승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청약성적에 비해 저조한 계약실적이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분양가격 책정 전략과 기조가 현재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