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 직원 구속에 신뢰도 추락

2019-05-09 18:14
과거 수차례 "회계 적법" 강조했지만 증거인멸 정황 드러나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우리의 회계처리가 기업회계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확신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2018년 11월 15일)

“모든 회계처리를 회계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했다고 확신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총회·2019년 3월 22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사장의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그간 김 사장은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줄곧 적법한 절차에 따랐음을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14일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재감리 안건을 심의하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에 출석하면서도 “회계처리의 적법성에 대한 본질을 봐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증선위가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내리자 김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가 보여준 정면돌파 의지에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는 잡음이 예상됐지만, 의외로 모든 안건이 일사처리로 의결됐다. 당시 국민연금공단이 분식회계 의혹을 문제 삼아 주총 안건 전체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주주들은 김 사장에게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최근 이틀 사이 조직적인 증거인멸 현장이 드러나며 김 사장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검찰이 분식회계 관련 자료를 공장 바닥에 파묻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 이어 검찰은 인천 송도 공장 바닥 밑에 삼성바이오 회사 서버와 컴퓨터 등 핵심 자료를 묻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지난 8일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와 관련해 증거인멸을 주도한 혐의로 삼성전자 임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각각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후신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와 계열사 보안업무를 총괄하는 TF 소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새벽에는 앞서 구속영장이 청구된 삼성바이오 보안담당 직원 안 모씨가 구속됐다.

분식회계와 관련한 증거인멸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정황이 드러나면서 김 사장의 신뢰도 함께 흔들이고 있는 것이다.

검찰의 증거인멸 관련 수사가 삼성전자까지 겨냥하면서 삼성그룹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삼성바이오 경영진의 개입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인천 송도 공장 바닥 밑에 삼성바이오 회사 서버와 컴퓨터 등 관련 자료를 묻어 숨기는 등 증거를 은닉한 혐의가 드러난 가운데 김 사장의 향후 발언을 이전과 같은 신뢰를 얻기 힘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