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혁명 100년사 다시 썼다…, '세계사에 유례없는 혁명' 조명한 책 출간 화제

2019-04-30 15:25

 

[사진=연합뉴스]



3·1혁명과 이후 100년 역사를 되짚는 928쪽의 두툼한 책이 나와 화제다. 지난달 31일 출간된 '새로 쓰는 3·1혁명 100년사'는 우리 근대역사에 인문학적 해석과 관점을 도입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신문기자클럽과 사단법인 삼일독립운동 100주년기념사업회가 2년간 준비하고 기획한 이 책(김국우 대표집필)은, 3·1절을 ‘3·1혁명절’로 불러야 한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 세계역사상 유례가 드문 민주혁명에 ‘운동’이라는 명칭이 붙게 된 배경엔 ‘3·1대혁명’을 폄하하기 위한 일제의 의도가 숨어있다고 주장한다. 민족의 혁명적 거사가 단순 계몽운동 정도로 평가절하됐다는 얘기다.

“역사 교과서는 정치나 이념적 요소를 배제하되 객관적이며 사료에 충실해야 한다.” 이 책은 이런 신념에 씌어졌다고 말한다. 국민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역사 교과서가 절실한 요즘이다. 2019년 들어 100년의 역사 속에 자리매김한 3·1혁명의 바른 재해석은 우리의 긴급한 의무에 가깝다. 

이 책은 다양한 자료를 발굴해 교과서가 제대로 담지 못한 역사를 바로잡아 나간다. 특히 여성독립운동가 100여명을 새로 발굴한 것도 큰 소득이다.

7개의 챕터로 되어 있는 이 책의 세부를 잠깐 들여다보면 이렇다.




제1부에서는 역사가 ‘단순한 옛날이야기’라는 편견을 바로잡는다.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인간답게 살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게 역사라는 얘기다. 3·1 혁명을 인문학적으로 재해석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제2부 ‘삼일혁명과 의병전쟁’에서는 항일을 운동의 3대 성지인 전남 완도의 소안도와 함경북도 북청, 부산의 동래를 집중적으로 조명했고 3부에서는 근대 개화기의 시대 상황에 주목했다.

4부에서는 실국(失國)시대 민족운동을 소개했으며 5부에서는 이를 이끈 지도자들을 다뤘다. 특히  저자는 김구 선생의 일화를 통해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 임시정부로부터 받은 빚이 녹아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항쟁의 틈바구니에서 죽어가는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김구 선생은 “독립 투쟁을 하는 숱한 동지에게도 약을 못 구해줬는데 어찌 아들이라고 약을 쓰겠는가"라고 말했다.

대중문화를 주로 다룬 6부에서는 우리 역사에 문화, 예술, 문학, 신문, 잡지 등을 접목해 이해를 돕는다. 또 친일문인 42인과 작품목록,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등 여러 저항 시인들의 작품 등을 소개했다. 마지막 7부에서는 지난 우리 역사 100년의 관심사 중 33제를 선정해 의미를 부여한다.

저자는 최근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의 예를 들면서 한국사회의 역동적 다이내미즘(dynamism)의 기원이 3·1혁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