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닛산에 공동 지주회사 설립 제안할 듯

2019-04-26 16:36
니혼게이자이 보도..."본사는 제3국에"

프랑스 자동차 회사 르노가 일본 제휴사인 닛산에 공동 지주회사 설립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르노가 닛산에 양사가 같은 수의 이사 지명권을 가진 공동 지주회사 설립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보의 출처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르노는 지주회사의 본사를 프랑스나 일본이 아닌 제3국에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지주회사 본사를 프랑스나 네덜란드 같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역내에 두자고 하면 닛산이 반대할 공산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르노는 지주회사 본사를 유로존이 아닌 싱가포르 같은 제3국에 두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닛산은 지난 12일 르노의 통합 제안을 거절했다. 닛산은 공동 지주회사 설립과 관련해 르노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제안 받은 게 없어 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닛산은 지난해 말 회사법 위반(특별배임) 등의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된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을 퇴출한 뒤 르노와의 제휴관계를 재검토해왔다. 둘의 관계가 보다 대등해질 수 있도록 자본구조 등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게 닛산의 입장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연합)는 두 회사가 각각 절반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지만, 닛산이 가진 르노 지분은 15%로 르노가 보유한 닛산 지분 43%에 훨씬 못 미친다. 게다가 닛산의 르노 지분은 의결권이 없지만, 르노는 닛산 지분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 르노의 순이익 가운데 절반을 벌어들이는 닛산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르노와 이 회사 지분 15%를 갖고 이중의결권을 행사해온 프랑스 정부는 곤 전 회장을 통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통합 강화를 추진해왔지만, 일본 정부와 닛산은 이들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