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웜비어 석방 전 200만불 치료비 청구.."지불은 안해"
2019-04-26 07:36
CNN 소식통 "美 치료비 지불 안했고 北도 문제 제기 안해"
북한이 2017년 혼수상태에 있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석방할 때 치료비 명목으로 200만 달러(약 23억원) 청구서를 제시하고 미국에 서명을 요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웜비어는 북한에 관광을 갔다가 2016년 1월 평양 호텔에서 정치선전 현수막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17개월 동안 억류됐다. 2017년 6월 혼수상태로 석방되어 미국으로 돌아간 뒤 엿새만에 사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제시한 청구서는 웜비어를 미국으로 데려오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북한을 방문한 조셉 윤 당시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에게 전달됐다. 윤 전 대표는 렉스 틸러슨 당시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전화로 보고한 뒤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이 돈을 지불하지 않았으며, 북한도 2018년 미국과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치료비 지불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달 앞서 웜비어 가족이 주최한 행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인질 석방에 몸값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일축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테러리스트나 테러 정권에 돈을 주면 우리 국민을 더 인질로 잡을 수 있다”면서 “그런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CNN 소식통은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청구서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지만 얘기가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엿다. 협상 테이블에서 북한 외무성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데, 윤 전 대표에 청구서를 전달했던 게 외무성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윤 전 대표와 미국 국무부는 이와 관련한 문의에 대답을 삼갔다고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