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삼성 바이오 수사'... 예상보다 길어진다

2019-04-25 11:00
檢 "데드라인 같은 것 없다."...국정농단 대법 판결 전 결론 안날 수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통해 물증확보에 주력했던 1단계를 벗어나 주요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 등 2단계 수사가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대표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기준변경과 관련해 가장 핵심적인 회사다.

검찰관계자는 25일 고 대표 소환과 관련해 “자세한 설명은 할 수 없다”면서도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수사진전 상황에 대한 구체적 사항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의미있는 진전”을 여러차례 언급해 등 수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그 관련 법인들에 대한 회계검사를 맡았던 회계사들에 대한 수사에서도 일정한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은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의미있는 진술’을 언급해 성과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사진=장용진 기자]


1단계인 광범위한 압수수색에 이어 2단계로 주요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시작되자 검찰주변에서는 3단계인 삼성그룹 고위인사들에 대한 소환도 임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2단계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면 소환시기도 그 만큼 빨라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지난 해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등 4곳에 대한 압수수색과 한국거래소 압수수색에 이어 관련자 소환조사 등 4개월여가 넘는 수사가 이어진 만큼 시기상으로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갈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의견이다.

하지만 검찰 출신 법조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통상 대기업에 대한 수사는 2~3년간의 내사기간을 거치며 계좌추적과 압수수색 등 충분한 증거자료 축적에 나선 뒤, 공개 수사에 들어가는데 삼바 수사는 공정위에서 먼저 다뤄지면서 언론에 공개된 사건으로 충분한 내사기간을 거치 못했다는 것이 이유다.

검찰도 서두를게 없다는 분위기다. 검찰관계자는 최근 “(삼바 수사에는) 데드라인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선고 전에 수사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별개 사건”이라고 일축했다.

검사출신 중견 변호사 L(57·사법연수원 20기)는 “검찰이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사회적 파장을 감안할 때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수사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 “객관적인 물증에 대한 추가확보와 관련자 진술을 충분히 확보한 뒤 그룹 고위층에 대한 소환조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