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마니아 박능후 복지부 장관, 직원들과 소통 행보 눈길

2019-04-14 13:17
수도권 최대 철쭉 군락지 서리산 올라…3월 찬바람에 낙오없이 등산 완료
평소 규칙적 산행으로 독일병정 별명…"다음은 복지부 과장급 간부 대상" 내부 전망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 초기 정치인 출신 기관장들에 비해 리더십을 부족하다는 우려와 달리 최근 적극적인 소통 행복로 직원들과 어울리고 있다. 사진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표소에서 서리산 입구까지 20여분 걸었는데 등줄기에 땀이 흘러내렸다. 지난달 30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끄는 산행에 참여한 국장급 간부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수도권 최대 자생 철쭉 군락지인 경기 남양주의 서리산이지만 아직 3월의 찬바람이 두 뺨을 스쳤다. 철쭉 대신 아직 남아있는 눈꽃이 이들을 반겼다. 

이 날 산행에 참여한 복지부 간부는 “서리산과 인접한 축령산까지 모두 철쭉으로 유명하다”면서 “하지만 그날은 바람이 차갑게 불고 일부에는 눈까지 있었다”고 회고했다.

3월 마지막 주말 남양주의 날씨는 영상 8도를 넘지 않았다. 산 속의 바람은 더욱 차가웠지만 박 장관을 선두로 한 명의 낙오 없이 정상을 밟았다. 두툼한 외투를 껴입고, 튼실한 등산화를 신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정확하게 움직였다.

또 다른 간부는 “이날 장관님이 ‘내 산행에 낙오는 없다’며 선두에 나섰다”며 “어느 누구도 처지는 사람 없이 산에 올랐다”고 말했다.

박 장관의 별명 가운데 하나가 ‘독일병정’이다. 토요일마다 등산을 규칙적으로 다니면서 이 같은 별명이 불었다. 평소 즐기던 취미생황을 국장급 간부들과 함께하며 소통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치른 복지부 실별 대항 축구대회도 박 장관의 소통 행보와 닿아있다. 이번 대회에서 박 장관이 선수로 뛴 기획조정실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를 지켜본 한 복지부 관계자는 “기조실 우승에는 잘 알려진 비결이 있다”며 “장관님이 슛을 쏘는데 누가 막을 수 있겠나”면서 우스갯소리를 했다

박 장관은 교수 출신으로 정치인 출신인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비교해 친화의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적극적인 소통 행보로 이 같은 편견을 깨고 있다.

이는 타 부처에 비해 인원이 부족한 실·국 체계로 직원들의 업무 피로도가 쌓이면서, 관리자들을 통해 이를 직접 청취하기 위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박 장관의 산행 소통 행보는 계속 될까. 대답은 “그렇다”이다. 복수의 복지부 간부는 “박장관이 다음 산행을 준비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다음 박 장관의 다음 산행은 과장급 간부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복지부 국장급 간부는 다음번 박 장관의 산행에 다시 함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제는 과장급 간부들 차례”라며 손사래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