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판소리 명창 안숙선이 이야기창극 ‘두 사랑’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를 가득 메운 공연에서, 안숙선 명창은 데뷔 이후 60여년 간 축적된 국악인생의 희로애락을 관객들과 나누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사장 권오규)이 주최하는 문화예술 분야 사회공헌 프로그램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야기창극 ‘두 사랑’은 명창 안숙선이 데뷔 60주년을 맞은 2017년에 처음 기획되어 1년이 넘는 준비기간을 거쳐 완성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고품격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들의 일상에 예술을 통한 행복을 선사하고자 하는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사회공헌 목적에 따라 전석 무료로 초대되었으며, 지난 3월 네이버를 통해 예약을 오픈한지 10분 만에 3일 전석이 매진됐다.

이야기창극 ‘두 사랑’은 명창 안숙선이 자신의 삶과 예술에 있어서 누구보다도 깊은 영향을 끼쳤던 두 스승, 만정(晩汀) 김소희와 향사(香史) 박귀희로부터 받은 깊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했다. 안숙선과의 구술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동연(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이 제작총괄과 극본을, 판소리 ‘필경사 바틀비’, ‘판소리 오셀로’ 작품을 연출한 임영욱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어린 시절 남원에서 처음 전통음악을 접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 안숙선이 우리 음악을 처음 시작했던 시절, 서울로 올라와 만정과 향사의 가르침을 받으며 워커힐, 국립창극단에서 활약하던 시절, 변함없는 애정과 진심어린 당부를 남기며 두 스승은 세상을 떠나고, 전통의 보존과 창작은 물론, 이제는 누군가의 스승이 되어 전통예술 교육에도 힘쓰는 안숙선의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다뤘다.

또한 담담하면서도 재치 있는 독백으로 관객에게 인생 이야기를 전달하며, 장면에 맞는 판소리는 물론, 가야금 병창, 소고춤 등 다채로운 무대도 선보였다.

관객들은 두 스승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며 구슬프게 노래하는 안 명창을 볼 때에는 숨을 죽이며 눈물을 훔치다가도,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자유로운 애드립을 구사할 때에는 장내가 떠나갈 듯이 폭소하기도 했다. 향사와 만정, 오늘날의 안숙선이 있기까지 깊은 사랑으로 그녀를 키워 낸 두 스승의 이야기가 공연장을 찾은 많은 관객들에게 봄날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공연 전후 평단의 반응도 뜨겁다. 공연 전부터 안 명창 개인의 역량과 뛰어난 배우들의 참여에 더해, 이야기창극 ‘두 사랑’은 새로운 작법으로도 주목 받는 중이다. 구술과 재현, 다큐멘터리 기법 등을 조화롭게 사용하고, 전통공연 양식과 연극적 미장센을 자연스럽게 융합시키면서 전통적 창극의 한계를 벗어난 매우 풍성한 무대로 새롭게 태어났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용삼 문화체육관광부1차관 등 평소 국악을 사랑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관계 주요인사들이 여럿 참여하여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권오규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품격의 전통공연을 통해 많은 분들께 예술을 통한 감동과 행복을 선사하고자 본 공연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일상 속 문화확산과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꾸준하고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