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미세먼지 등 추경 준비 시작됐다"...IMF 권고 9조원 밑돌 것

2019-03-31 14:46
미세먼지 한·중 협력, 이전보다 진척될 것
총선 출마 "마음대로 되는 것 아니다"
대선 출마 "별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준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만 규모는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한 9조원 수준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5~30일 몽골과 중국 방문했던 이 총리는 29일 중국 충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답했다.

이 총리는 미세먼지 대책 등 추경 편성 계획에 대해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운을 뗐다.

그는 "미세먼지 관련법이 여러 개 통과됐고, 내년까지 기다리지 말고 가능한 건 했으면 좋겠다"며 "국가재정법상 추경 요건에 4대 재난, 대량실업 등이 있는데, 미세먼지는 일정한 요건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19일과 26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관련 8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중 개정안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통해 미세먼지 피해를 ‘사회재난’으로 지정, 추경 편성 요건을 확보했다. 또 미세먼지 관련 재난대응체계 조치도 즉각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추경 규모를 묻는 질문에 이 총리는 "재원의 제약이 있어 IMF가 권고한 수준(9조원)까지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IMF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0.5%를 넘는 수준(지난해 명목 GDP 기준 약 8조9000억원)의 추경을 권고한 바 있다.

이 총리의 발언은 올해가 지난해 대비 세수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리커창 중국 총리와 28일(현지 시간) 중국 보아오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보아오(博鰲) 포럼' 연차총회 개막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의 회담 결과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대한 양국 협력이 보다 진척될 것으로 확신했다.

이 총리는 "리 총리의 공식적인 말씀은 행정조직을 통해 바로 하달되는 것으로 안다"며 "(회담에서의) 그 말씀이 양국 환경부 장관의 합의보다는 힘을 갖고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본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각자 할 것을 하면서 함께 할 것은 함께 하는 개념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미세먼지 범국가기구 위원장을 맡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도 언급했다.

이 총리는 "반 전 총장이 도와주시는 건 큰 원군이 되지만 큰 짐을 드릴 수는 없다"며 "또 하나의 통로를 가져보는 것으로, 반 전 총장이 중국 고위층을 만날 기회를 간혹 갖는 분이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달 1일부터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기구 설립’ 추진단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범국가기구는 미세먼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정부,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 등 각계 참여하에 도출할 계획이다. 정부 정책을 비롯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한다.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되는 범국가기구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사회 각계를 대표할 수 있는 위원 30∼40명으로 본회의가 구성된다.

한편 향후 총선 출마 등 거취 관련 질문에 이 총리는 "앞날에 대해 그다지 계획을 갖고 있지 않고, 제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대선 출마에 대해서도 그는 "별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