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첫 여성 대통령 탄생...변호사 출신 '주사나 카푸토바'
2019-03-31 12:31
주사나 카푸토바 득표율 60%로 대통령 당선
슬로바키아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가운데 변호사 출신이자 반(反)부패주의 후보자였던 슬로바키아 진보정당 소속 주사나 카푸토바가 슬로바키아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확정됐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진보정당 '진보적 슬로바키아' 소속의 카푸토바 후보가 60%에 가까운 득표율로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을 확정했다. 여당의 지지를 받던 상대 후보이자 유럽연합(EU) 유럽위원회 부위원장인 마로스 세프쇼비치 후보는 득표율 40%를 얻는 데 그쳤다.
지난 16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카푸토바는 40.6%의 득표율을 기록해 13명의 후보 중 1위를 차지했다. 다만 과반 득표한 후보가 없었던 탓에 이날 결선투표를 치렀다. 세프쇼비치 후보는 결선투표의 개표가 64% 진행된 상황에서 득표율 차이가 벌어지자 미리 패배를 인정하고, 카푸토바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45세인 카푸토바 당선인은 변호사 출신으로, 정치 경험이나 공직 경력은 없는 정치 신인이다. 다만 지난해 기자 살해 사건과 정권의 부패 의혹을 추궁한 것을 계기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2월 탐사보도 전문 기자 잔 쿠치악이 슬로바키아 정치인과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 간 유착 관계를 취재하다 피살된 이후 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특히 마피아와 연루된 의혹을 받는 인사 중에는 로베르토 피초 전 총리의 측근은 물론 검찰 2인자인 차장검사 등 정치인들 상당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부패 공약을 내세운 카푸토바의 지지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카푸토바는 14년간 수도 브라티슬라바 인근의 고향 마을 페지노크에서 불법 폐기물 매립 문제를 두고 투쟁하면서 변호사로서의 명성을 쌓기도 했다. 이후 대법원이 매립 불허 판결을 내리면서 2016년 환경 분야의 노벨상인 '골드만 환경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