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우스 "영국은 이제 신흥시장...노딜브렉시트時 파운드화 폭락"
2019-03-28 17:25
'신흥시장 투자귀재'의 경고...英 막대한 부채, 불안한 환율 '신흥시장'과 닮아
'신흥시장 투자 귀재'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 모비우스캐피털파트너스 설립자가 영국이 점점 신흥시장을 닮아가고 있다며, 영국이 유럽연합(EU)과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실현되면 파운드화 환율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비우스는 미국 뉴욕의 한 행사에서 이 신문과 한 인터뷰 중 "영국이 매우 낮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EU에 편승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과 EU의 관계가 깨지면 사람들이 상황을 꼼꼼히 들여다 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신용평가사들은 '잠깐만, 더 이상 EU와 관계가 없다고? 신용등급을 강등해야겠군'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비우스는 특히 영국은 이제 신흥시장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영국의 재정수지와 부채는 끔찍한 수준이며 파운드화 환율의 변동성도 크다는 이유에서다.
파운드화 가치는 2016년 6월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한 국민투표 이후 10% 넘게 떨어졌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국민투표를 치르기 전 1.46달러 선에서 최근 1.30달러 대로 추락했다.
모비우스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히는 노딜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달러/파운드 환율이 1달러 수준으로 곤두박질칠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와 파운드화 가치가 같아지는 셈이다.
모비우스는 리더십이 결여된 영국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사기였다고 비판했다. 유권자들이 속은 채 투표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딜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수도 런던에 있는 자신의 회사를 다른 나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파리(프랑스)나 뮌헨(독일) 등 EU 내 다른 나라로 가야 할 것"이라며 "나는 스페인으로 가고 싶다. 따뜻한 날씨가 좋아서"라고 말했다.
모비우스는 노딜 브렉시트의 경우 영국이 '패스포팅(passporting)' 권한을 잃게 되는 걸 회사 이전을 검토하는 이유로 들었다. 패스포팅은 유럽경제지역(EEA)에 속한 31개국 가운데 한 나라에서 인가를 받으면 다른 EEA 회원국에서도 상품이나 서비스 판매 등 사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는 시스템이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면, 영국에 있는 약 5500개 기업이 패스포팅 권한을 잃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