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자갈치주차장, '충무공 친수문화광장'으로 거듭나나?

2019-03-25 16:52
서구청, 부지 관리권 절반 갖고 있는 중구에 공동개발 제안 '주목'
중구청, 인근 주차난 해결위한 '주차장 운영' 의지 강해...지자체간 '갈등'

부산서구청이 제안한 '충무공 친수문화 광장' 조감도 모습.[사진=부산 서구청 제공]


부산 서구 충무동과 중구 남포동의 경계지점에 위치한 자갈치주차장이 시민·관광객을 위한 친수문화광장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서구는 자갈치주차장을 철거하고 이 자리에 다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친수문화광장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그러나, 자갈치 주차장의 절반 가량 관리권한을 가진 중구청이 기존 방식대로 주차장 운영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지은 지 20년이 지난 자갈치주차장은 재난안전 D등급을 받은 적이 있는 노후 철골 구조물로 도시미관을 해치는 흉물로 여겨져 왔다. 게다가 1층이 중구의 청소차·도로관리차 주차장과 건설자재 적재장으로 사용되면서 도시 관문 이미지와는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서구는 약 2천500㎡ 규모인 이곳에 사업비 20억 원을 투입해 '충무공 친수문화광장'을 만들 계획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중구청에 수차례 공문을 보내 공동개발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서구 사업 계획에 따르면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 건립 및 충무공 이순신 영모비 이전 등 상징조형물 설치, 공연·전시를 위한 문화공간 마련, 해안전망대·휴게쉼터·포토존 등 부대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서구는 주차장 일원이 해방 이후 이순신 장군의 시호를 따 충무동과 충무로로 명칭이 바뀐 점과 현재 대신공원 입구의 충무공 이순신 영모비가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세운 남항매축공덕비를 일제잔재 청산 차원에서 글자 부분을 파내고 만든 것으로, 이순신 영모비 이전 등을 가진 '충무공 친수문화광장'으로 조성하게 된 것이라고 사업 추진 이유를 말했다.

또 서구는 '충무공 친수문화광장'이 부산시민의 날(10. 5.) 제정의 근거인 부산포해전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의 충절을 기릴 수 있어 의미가 크며, 도심 재정비를 통해 인근 관광지를 찾는 젊은이들을 유인해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서구가 구상 중인 '충무공 친수문화광장' 조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수천 복개도로 끝에 위치한 자갈치주차장 부지가 국가 소유로 현재 전체의 절반가량은 서구가, 나머지는 중구가 관리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주차장 건물은 (주)삼환실업이 1997년 11월 민간투자사업으로 건립한 뒤 중구에 기부 채납했으며, 무상 사용기간이 만료된 지난 2월 말 관리권도 중구에 이양됐다. 그러나 주차장 운영권을 위탁받은 입찰자가 사업성을 이유로 입찰을 포기하면서, 중구청은 긴급 재입찰 공고를 지난 21일 올리면서 주차장 운영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구는 자갈치주차장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중구 측에 주차장 철거 및 친수문화광장 조성을 계속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구가 제기하는 주차난에 대해서도 서구 관계자는 "현재 자갈치주차장(149면) 인근의 유료 주차장 30개소 1천178면 가운데 여유 주차면수가 780면에 이르고, 향후 대체주차장(충무동해안시장 80면, 서구청 지하주차장 100면) 건립 가능 부지도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 "이같은 대안에도 불구하고 중구가 주차장 운영방침을 굽히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지자체가 협의하지 못할 경우 기존에 예고됐던 소송전으로 치달을 것으로 우려된다.

주차장의 민간위탁 낙찰금액이 연간 14억3천300만원으로 알려져, 서구 관할 주차장 부지에 대한 점용료 및 부당이득금 반환액수는 상당할 것으로 서구청은 내다 보고 있다.

공한수 서구청장은 "최근 관광 활성화로 원도심권이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맞고 있다. 원도심권의 상생·발전을 위해서도 대승적 차원에서 우리 서구가 제안한 자갈치주차장 공동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설득하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