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앱' 원년.. 선점 나선 국내 블록체인 업계

2019-03-25 13:29
디앱 시대 열려, 올해 상반기 국내 100여개 디앱 출시
이더리움·스팀 양강체제.. 카카오·두나무·라인 등 독자 메인넷으로 도전

모바일 시대가 열리고 앱 생태계가 열렸듯이 블록체인 시대에 발맞춰 '디앱(탈중앙화 앱, Decentralized Application)'의 시대가 오고 있다.

디앱 시대에 발맞춰 이더리움, 스팀, 이오스 등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뿐만 아니라 카카오, 두나무, 네이버 등 국내 블록체인 업체도 디앱 유치를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가 19일 오후 경기 판교 카카오에서 열린 ‘클레이튼 파트너스데이’에서 클레이튼 플랫폼의 비전과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카카오 제공]

디앱이란 특정 블록체인 생태계 위에서 실행되는 앱이다. 모든 데이터가 중앙 서버에 저장되는 일반 앱과 달리 모든 또는 일부 데이터가 블록체인에 원장 형태로 저장된다. 해당 정보는 누구에게나 투명하게 공개되며, 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연결된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암호화폐로 콘텐츠를 구매하면 즉시 재화가 이전되는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도 갖추고 있다.

글로벌 디앱 통계 사이트 '스테이트오브더디앱'에 따르면 25일 전 세계 디앱의 수는 2228개에 달한다. 수만개가 넘는 일반 앱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매달 수백개씩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도 올해 상반기에만 100여개가 넘는 디앱이 출시될 전망이다. 디앱의 원년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앱의 용도는 주로 SNS와 금융 거래(부동산 장부, 신원 인증 포함)다.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모든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블록체인의 특성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임 디앱도 급성장하고 있다. 암호화폐로 게임내 재화를 사고팔 수 있어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디앱 시장은 이더리움과 스팀의 2강 체제다. 이더리움은 세계 최초로 디앱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스팀은 직관적인 보상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 뒤를 빠른 처리속도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이오스가 뒤쫓고 있다.

2강 1중이라고 표현했지만, 블록체인 시장이 초장기인 만큼 그 순위는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인기 디앱이라 평가받는 드러그워의 일사용자수는 7800여명, 스팀잇은 4000여명 수준이다(블록체인에 연결된 인원 기준). 킬러 앱이 등장하면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때문에 많은 국내 기업이 자체 메인넷(독자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블록체인과 디앱 연구·개발을 활발히 하고 있다.

카카오는 6월 말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선보인다. 글로벌 기업 26곳과 협력해 게임, 쇼핑, 헬스케어, 공유자전거, 티켓결제 등 다양한 용도의 디앱을 출시할 계획이다.

두나무의 자회사 람다256은 루니버스(블록체인)·루크(암호화폐)를 시중에 내놓고 디앱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이번에 발행하는 100억 루크 가운데 30억 루크를 디앱 개발사에게 지원한다. 이와 별도로 50억원의 지원금을 조성해 디앱 개발 스타트업에게 최대 5억원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도 오는 4월 메인넷 운영과 디앱 생태계 활성화 관련 계획을 발표한다. 라인은 국내보다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인 역시 수십개의 디앱을 발표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업계의 관심사가 암호화폐 투자에서 디앱 생태계 구축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올해 내로 수천개의 디앱이 출시되는 등 일반인도 블록체인과 디앱의 강점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