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선 앞두고 '18~25세' 파워 주목하는 이유
2019-03-24 00:30
8년 만에 치러지는 총선...유권자 중 젊은층 15% 차지
"8년 전에는 너무 어려서 투표권이 없었다. 이젠 사람들이 작은 움직임을 보이기를 원한다."
CNN이 만난 26세 꼴타눗쿤 툰-아티루즈의 말이다. 꼴타눗쿤은 태국 수도 방콕에서 매거진 편집자로 일한다. 24일(현지시간) 치러지는 태국 총선에 참여하는 유권자는 모두 5200만명이다. 그 가운데 18~25세 젊은 유권자는 15%에 달한다. 젊은 유권자의 표심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선거는 2014년 5월 헌정사상 19번째 쿠데타가 일어난 지 5년여 만에, 총선으로서는 8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다. 정치적 피로도가 많이 쌓인 상태에서 태국 정부가 이번 선거를 통해 현재 군부 통치 체제를 유지할지, 새로운 민주주의의 막을 열지 갈림길 앞에 서게 됐다는 얘기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는 100개가 넘는 군소정당이 수천명의 후보를 등록했다. 2016년 선거법 개정으로 정당 지지율에 따라 각 정당이 차지하는 의석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젊은 후보들이 상당수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는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를 앞세운 군부 정권과 친(親)서민 정책의 상징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추종하는 이른바 '탁신계' 간 경쟁 구도로 가닥히 잡히고 있다. 쿠데타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던 쁘라윳 총리는 일찌감치 개헌을 통해 의원이 되지 않고도 총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4년 넘게 집권하면서 다져온 지지층을 발판 삼아 '스트롱맨'의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유권자들의 지지율도 상당하다. 다만 이번에 첫 투표권을 갖게 된 유권자들은 탁신계의 편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18~25세 연령대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탁신계 정당인 푸어타이당이 지지율 18.74%로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들은 총선을 통해 하원의원을 뽑는다. 하원의원 정수는 500명으로 이 중 350명은 소선거구에서 직접 선거를 통해, 그리고 나머지 150명은 각각 비례대표로 선출한다. 상원의 경우 2016년 확정된 군부 개헌안에 따라 군부가 직접 상원의원 250명을 선발한다. 총리는 상·하원 합동 선거를 통해 선출한다.
상·하원 750명 투표에서 과반인 376표 이상을 얻으면 총리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군부의 지지를 받는 쁘라윳 총리 입장에서는 상원의 250표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 때문에 하원 500표 중 126표만 얻어도 재집권에 성공할 수 있다. 반면 탁신계 쪽에서는 상원의원 수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하원에서만 최소 376석을 얻어야 한다.
현재 상황은 쁘라윳 총리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탁신계가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당적을 가진 총리를 임명하지 않더라도 정국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만큼 투표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