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연준, 올해 금리동결 신호...9월 보유자산 축소 중단
2019-03-21 07:16
연준, 기준금리 2.25~2.5% 동결...올해 추가인상 없을 듯
보유자산 축소 규모, 5월부터 줄이고 9월 말에는 종료
보유자산 축소 규모, 5월부터 줄이고 9월 말에는 종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또 올해 안에 추가 금리인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으며, 오는 5월부터 보유자산 축소 규모를 줄인 뒤 9월 말에는 아예 중단하기로 했다. 경제 둔화를 우려해 금리인상과 보유자산 축소라는 양대 긴축카드를 모두 거둬들이기로 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2.25~2.50%에서 동결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추가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면서 금리동결 기조를 재확인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는 양호한 상황이며 우리는 통화정책 도구를 활용해 이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해외 경기 둔화세가 예상보다 심각하고 올해 미국의 경제 지표가 엇갈리고 있다며, “일자리와 인플레이션 전망이 정책 변화를 뚜렷하게 요구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WSJ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무기한 보류할 수 있음을 신호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점도표에서 연준은 연내 금리인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내년에는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지난 12월만 해도 연준은 올해 두 차례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봤었다.
연준은 또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3%에서 2.1%로 낮추고, 내년 전망치 역시 2.0%로 1.9%로 내려잡았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종전 1.9%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의 또 다른 관심사였던 보유자산 축소 중단 시기는 오는 9월 말로 제시됐다. 연준은 오는 5월부터 보유자산 축소 규모를 종전의 30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줄인뒤 9월 말에는 완전히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연준은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로 불리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1조 달러가 안 됐던 보유자산을 4조5000억 달러까지 불렸으나, 2017년 10월부터 만기가 된 채권을 다시 사들이지 않는 방식으로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해 약 3조8000억 달러까지 줄여왔다.
전문가들은 이날 연준의 입장이 시장의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기대치에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안나 스투프니츠카 피델리티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시장이 연준의 완화 기조에 대한 기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인내심을 강조한 연준 성명이나 점도표는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데 성공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셉 브루수엘라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FOMC는 통화정책 정상화의 종료를 신호했다”면서 “연준은 글로벌 경제 역풍, 금융시장 변동성, 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서 올해 1분기 경제가 급격히 둔화되자 세심하게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연준이 하향 조정한 경제 전망도 “너무 낙관적”이라면서 연준의 다음 행보는 금리인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이클 피어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경제 성장률은 2%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심은 곧 금리인하 여부로 쏠릴 것”이라면서 “이미 시장은 내년 금리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FOMC 이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내년 금리인하 전망을 한층 높였다.
한편 FOMC 결과 발표 후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달러 가치가 떨어졌다. 뉴욕증시는 연준 성명 발표 후 오르는가 싶었지만 경기 둔화 우려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55% 내렸고, S&P500지수는 0.29%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