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美中 '내 안의 너' 같은 관계"…무역협상 타결 애써 낙관

2019-03-15 16:23
"양국 공동이익이 불일치보다 커, 협상 성과낼 것"
내달부터 본격 감세, 한반도 문제 "북미 대화해야"

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 참석한 리커창 중국 총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당초 이달 말로 예정됐던 미·중 정상회담이 사실상 무산됐지만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경제·사회적 안정을 위해 미·중 갈등 완화가 절실한 탓이다. 내부적으로는 다음달부터 감세를 통한 경기 부양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한반도 문제의 경우 북·미 간의 대화 유지가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리커창 총리는 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답변을 내놨다.

이날 기자회견으로 지난 3일부터 시작된 올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모든 일정이 종료됐다.

리 총리는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협상이 성과를 거둘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협상이 성과를 거둬 서로 이익을 얻기를 희망한다"며 "전 세계도 기대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 수교 후 40년 동안 우여곡절과 변화가 많았지만 앞을 향해 나아가는 추세는 바뀌지 않았다"며 "양국 간의 공동이익이 불일치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최근 들어 무역 마찰이 두드러졌지만 우리는 협상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세계 양대 경제체인 미·중을 인위적으로 갈라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리 총리는 "양국 관계는 "네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네가 있는' 수준"이라며 "상호존중과 평등의 원칙에 따라 관계를 발전시키는 게 양국 인민 모두에게 혜택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다만 리 총리의 기대와 달리 미·중 무역협상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이날 미국 하원 청문회에 참석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가까운 미래에 뭔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이달 말 정상회담이 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리 총리는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언급하며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감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리 총리는 "감세와 비용절감, 시장진입 규제 완화,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 등으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4월부터 기업 증치세(부가가치세), 5월부터 기업이 납부하는 사회보험료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연평균 1조 위안의 감세를 진행했고 올해는 2조 위안에 가까운 혜택이 있을 것"이라며 "이는 경제 하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북·미 간 지속적인 대화를 촉구했다.

리 총리는 "한반도 문제는 복잡하고 오래 돼 한 번에 해결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인내심을 갖고 현재 나타난 긍정적 요인을 잡아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며 입장에 변화는 없다"며 "한반도 문제 해결은 남북은 물론 지역과 세계에 모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리 총리는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3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리 총리는 "올해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시작된 지 20주년으로 중국이 개최국"이라며 "회의 의제를 협의 중이며 한·중·일 FTA 체결 문제도 당연히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근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하는 배경 하에서 전면적이고 높은 수준의 호혜적 협정인 한·중·일 FTA가 체결되면 3국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일본과 한국은 대중 무역에서 비교적 큰 흑자를 보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평등한 경쟁을 원하며 (중국 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