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규모 정전 사태...추가제재 예고에 패닉
2019-03-08 14:06
베네수엘라 정전에 교통마비...SNS에 불만 쇄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저녁 시간대에 베네수엘라 전국 23개 주 가운데 18곳에서 정전이 일어나거나 정전으로 인한 간접 피해를 입었다. 퇴근 시간과 맞물린 데다 정전으로 인해 교통체계까지 마비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지시로 일어난 전력 전쟁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정전은 볼리바르 남부에 있는 시몬 볼리바르 수력발전시설이 고장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뉴스 사이트인 엘 피타소가 보도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공보장관은 대규모 정전의 배후로 반(反)정부 극우세력을 지목하면서 시민의 안전을 촉구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전력이 복구되지 않자 주민들은 창문을 열고 항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베네수엘라는 불이 꺼졌고 소셜 미디어는 (불만으로) 뜨거워졌다"고 표현했다.
초인플레이션 등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정전이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피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지에서는 이른바 '국가 정전사태'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와 EU 등이 베네수엘라에 대해 금융 거래 차단 등의 추가 제재 단행을 예고하고 나서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EU 등 서구 국가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재임이 불법으로 이뤄졌다며 마두로 정권을 정면 비판하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한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과 절대 물러설 수 없다고 주장하는 마두로 대통령이 대립하는 '한 나라 두 대통령' 체제가 이어지면서 정치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