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언, 反트럼프 증언 일파만파...트럼프 "거짓말 하지마!"
2019-02-28 10:34
코언, 하원 공개 청문회에서 폭탄 증언 쏟아내
미국 주요 매체 생중계..북미회담 뒤로 밀려
미국 주요 매체 생중계..북미회담 뒤로 밀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로서 ‘해결사(fixer)’로 통하던 마이클 코언이 27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에 불리한 주장을 연거푸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거짓말 말라”면서 반박했다.
코언의 이날 증언은 미국 언론을 통해 전국으로 생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2차 핵담판 못지 않게 주요 언론이 일제히 코언의 입을 주시했다. 주요 매체들이 웹사이트에 코언 기사를 톱뉴스로 걸면서 북미 정상회담 소식은 아래로 밀렸다.
이번 증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건 일찌감치 예견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사사건건 각을 세우던 민주당이 코언 공개 청문회를 벼르고 있던 데다 코언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뮬러 특검에 협조해 형량을 줄이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에 있던 인물이 각종 의혹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폭탄 발언을 예고했다는 것 자체로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코언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위키리크스가 민주당전국위원회(DNC) 해킹을 통해 얻은 이메일을 공개할 것이라는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킹 메이커' 로저 스톤이 미리 트럼프 대통령에게 알렸다는 것이다. 당시 위키리크스가 유출한 이메일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불리한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코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동안 성추문 상대인 성인물 배우에게 입막음용 돈을 지불하라고 지시했으며, 계좌 추적을 피하기 위해 코언 개인용 돈을 쓰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자신에게 개인수표 사본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날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이자 사기꾼이며 협잡꾼”이라고 불렀다. 지난해 7월 “트럼프를 위해서라면 총알이라도 대신 맞겠다”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비운 사이 국내 악재가 급부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준비 와중에도 코언을 비난하는 트윗으로 반격에 나섰다. 그는 "코언은 거짓말과 사기 혐의로 대법원에 의해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그는 트럼프와 관련 없는 악행을 저질렀다. 형량을 줄이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코언의 변심을 이끌어낸 건 뮬러 특검 수사였다. 지난해 8월 코언은 개인 비리를 파고드는 검찰 수사에 직면해 유죄를 인정하고 감형을 받는 ‘플리바기닝’을 택했다. 코언은 이미 탈세, 은행 사기, 선거자금법 위반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상황이다.
코언의 폭탄 증언은 러시아 스캔들이나 선거자금법 위반과 관련해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코언이 대통령의 유죄를 증명할 명백한 증거를 내놓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청문회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코언 발언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원 감독위 소속 짐 조던 의원은 코언의 거짓말은 한두 번이 아니라면서,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에서 한 자리를 못 얻자 감정이 상해 공격으로 돌아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언이 향후 책 출판을 노리고 있어서라는 지적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