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된 中 유전자 편집 쌍둥이, 지능 뛰어날 가능성 높다

2019-02-25 10:53
뇌졸증 발생 확률도 적어... "에이즈 면역력 위한 CCR5 유전자, 기능 多"

세계 최초 '유전자 편집' 쌍둥이를 탄생시킨 중국 과학자 허젠쿠이 [사진=바이두]

세계 최초로 중국에서 탄생한 ‘유전자 편집’ 쌍둥이 아가들의 두뇌 활동이 월등히 뛰어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발행하는 잡지인 ‘MIT 테크놀리지 리뷰’를 인용해 11월 중국 과학자 허젠쿠이(賀建奎)에 의해 탄생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면역력을 가진 쌍둥이들이 에이즈뿐 아니라 기억과 학습, 인지 능력도 뛰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24일 보도했다.

허젠쿠이가 지난해 유전자 편집 아기에 에이즈에 대한 면역을 위해 CCR5라는 유전자를 수정했는데 이 CCR5는 기억과 학습, 인지능력 등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CCR5를 연구하고 있는 알키노 실바 UCLA 신경 생물학과 교수는 “CCR5 유전자를 억제한 쥐 실험 결과 쥐들의 지능이 높아졌다”면서 “중국 유전자 편집 쌍둥이들의 인지 능력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학교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쌍둥이들은 뇌졸증이 발생할 확률도 낮다. 뇌졸증은 뇌에 일시적으로 산소가 차단될 때 발생하는 질환인데, CCR5 유전자가 없는 사람들은 뇌졸증에 걸릴 확률이 적거나, 걸리더라도 빠르게 회복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다만 실바 교수는 "CCR5 유전자 기능이 다 밝혀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다른 기능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긍정적인 결과만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CCR5는 지난해 허젠쿠이가 쌍둥이의 탄생을 위해 유전자가위인 크리스퍼-캐스9으로 수정란에서 없앤 유전자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해 11월 허젠쿠이는 언론 인터뷰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자신이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 쌍둥이를 출산시켰다고 밝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과 세계 과학계에서는 허젠쿠이를 강하게 비난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부분 국가는 인간 수정란에 대한 유전자 편집을 허용하지 않는다. 중국도 연구 목적으로만 가능하다. 수정란 유전자를 바꾸면 후대로 바뀐 유전자가 유전되고, 외모와 지능 등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맞춤형 아기’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허젠쿠이는 재직 중이던 대학에서 해고되고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중국 당국은 허젠쿠이의 유전자 편집 실험이 불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공안기관에 넘겨 처리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사형을 당할 수도 있다고도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