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北 믿을 건 트럼프와 1:1 회담?
2019-02-23 15:03
블룸버그 "北 게임전략은 트럼프와 1:1 단독회담"
역사적인 북미 정상의 2차 핵담판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훌륭한 협상가로 자평하지만 일대일 회담에서는 돌발적으로 양보 조치를 내놓는 일이 잦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통신은 북한이 노리는 점이 이 부분일지 모른다고 봤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좀처럼 협상 카드를 내보이지 않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일대일 담판에서 양보를 얻어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 미국대사는 블룸버그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과 한 방에 있을 때 얻어낼 만한 게 뭐가 있을지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싱가포르 회담으로 미뤄보자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이건 협상 테이블에 올려두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깜짝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은 이번에도 싱가포르 회담의 재연을 바라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의 잇따른 회의에서 뭘 내놓을지 거의 열어보이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듣기 좋은 말로 구슬리면서 큰 양보를 얻어낼까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CNN은 그 중에 한국전쟁을 종결하는 공식 평화선언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노벨평화상에 욕심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선언을 통해 역사적인 평화 중재자로 조명받고 싶어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평화선언은 주한미군 감축 문제와 연관될 수밖에 없다. 미군이 한국에 주둔할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은 정상회담 의제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지만 미국 조야에서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우려가 식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협상 스타일이 북미 간 갈등을 크게 낮추고 협상에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대변인은 “이런 탑다운(하향식) 접근법은 성공할 경우 양국 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북미 관계 개선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높은 잣대를 들이대면서 회의론으로 일관하는 미국 언론을 향해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높은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오직 언론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고 싶어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들이 못한 것을 해낼까봐 전전긍긍한다. 북미 정상이 한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는 것 자체가 성공이며, 그걸 두 번 한다는 것은 더 큰 성공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