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대우, 해외 곡물 수출터미널 확보···"한국 최대 식량자원 기업될 것"

2019-02-13 11:00
'최정우표' 식량사업 본격화
우크라이나 미콜라이프 항 소재···연간 250만t 출하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스코대우가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에 소재한 곡물 수출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하며 한국 최대 식량 자원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포스코대우는 13일 우크라이나에서 현지 유력 물류기업인 오렉심 그룹과 미콜라이프항 곡물터미널 지분 7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서명식에는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과 유리 부드닉 오렉심 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100대 개혁 과제 중 하나로 발표한 '식량사업 육성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현재 포스코대우는 미얀마 미곡종합처리장, 인도네시아 팜오일농장, 우크라이나 곡물 유통법인 등에서 생산과 판매를 진행 중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곡물 수출터미널 등 인프라 확보에도 본격 나서게 됐다.  

운영권을 확보하게 된 터미널은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최대 수출항 중 하나인 미콜라이프 항에 소재하고 있으며 올해 7월 준공되면 연간 250만t 규모의 출하가 가능하다.

포스코대우는 이번 계약을 통해 우크라이나 생산 곡물의 수매, 검사, 저장, 선적에 이르는 단계별 물류 통제가 가능해졌을뿐 아니라 제반 리스크를 줄이면서 개별 수요가의 요구에 맞춰 효율적 재고관리도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렉심 그룹은 우크라이나에서 해바라기씨유 수출 분야에서 선적 점유율 30%(2017년 140만t 수출)를 차지하는 1위 기업이다. 현재 미콜라이프 항에 식용유지 전용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고 하역업과 물류업 각각 2개사를 운영하고 있어 향후 시너지가 기대된다.

또 포스코대우는 이번 계약이 글로벌 곡물 무역회사로서의 역량 강화를 넘어 국내 식량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쌀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10% 미만으로 대부분의 곡물 수급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옥수수, 밀의 자급량은 1%대다. 향후 기후 변화나 작황 문제 등에 따라 심각한 수급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크라이나는 식량 생산량이 2007년 4000만t에서 2017년 7700만t으로 10년사이 약 2배, 수출량은 같은 기간 850만t에서 4300만t으로 약 5배가 됐다. 옥수수와 밀 수출은 각각 세계 4위와 6위다. 특히 전체 곡물의 약 90%가 흑해 항만을 통해 수출되고 있으며, 이중 최대 물량인 22.3%가 미콜라이프 항에서 수출되고 있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연 1500만t을 취급하는 한국 최대 식량자원 기업을 목표로, 농장-가공-물류-인프라에 이르는 식량 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이번 인수가 그룹의 100대 개혁 과제를 수행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