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라오쯔하오' 동인당, 불량벌꿀 논란에 매출 '뚝'…'김정은 효과' 무색

2019-02-12 16:31
2018년 퉁런탕 매출액 24억원 감소 전망

중국 퉁런탕. [사진=인민망]


중국 '라오쯔하오(老字號, 오랜 역사를 지닌 중국 브랜드)' 퉁런탕(同仁堂, 동인당)의 지난해 매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 인터넷판인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퉁런탕은 지난해 매출액이 1456만2900위안(약 24억958만원) 감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업 이익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퉁런탕의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104억7700만 위안에 달했다. 이는 2017년 1~3분기 매출액(204억5만 위안)보다 크게 감소한 수치이며 지난 2015년부터 매년 10% 수준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던 모습과는 전혀 상반된다.

​중국 청 나라 강희제 시기에 설립된 퉁런탕은 오늘날 명실상부한 중국 최고 중의약방으로 자리매김한 간판 제약 브랜드다. 현재 베이징(北京) 본점을 중심으로 중국 각지에 수십 개 분점이 있고 미국, 영국, 호주 등 전 세계로 지점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종로에서도 퉁런탕 지점을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퉁런탕의 위탁업체 옌청진펑(鹽城金蜂)식품에서 유통기한이 2년 이상 지난 꿀을 새 꿀과 섞어 재활용, 기존 꿀의 생산일자 표기도 교체해 판매한 사실이 폭로돼 그간 쌓아온 퉁런탕의 명성에 흠집이 갔다. 중국 라오쯔하오 기업이 유통기한 문제로 논란을 빚은 적이 이례적이라 중국 소비자에게 더 큰 충격을 떠안겼다.

업계 인사들은 지난해 중국 식품 안전 사고로 인해 퉁런탕 매출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퉁런탕의 벌꿀사업 매출은 4분기 1억9700만 위안에 그치며, 순익은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초 방중 당시 이좡(亦莊)의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내 입주한 퉁런탕 공장을 방문해 올해는 그나마 겨우 '체면치레'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사건이 폭로된 당일, 퉁런탕의 주가는 장중 한때 5% 넘게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올초 김 위원장의 방문으로 주가는 차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초 중국을 방문해 댜오위타이(釣魚臺·조어대) 국빈관에서 숙박하고, 퉁런탕 공장을 시찰하며 베이징 최고급 호텔인 북경반점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오찬을 즐기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김 위원장이 당시 이좡 개발구에 입주한 하이테크 기업이 아닌 퉁런탕을 방문한 것은 전통산업을 현대화해 중국 최고의 중의약방으로 성장한 노하우를 북한의 경제 개발에 접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퉁런탕은 베이징 식약관리감독국으로부터 식품 안전법 위반 혐의로 1408만8300위안의 벌금형을 받았다. 옌청진펑식품 관계자는 식품 안전에 대한 책임을 물어 현재 해임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